[하림을 움직이는 사람들]'영업통' 박길연·윤석춘 사장, 해외 개척 '선봉장'⑦내·외부 출신 '협력' 시너지 효과, "내년 매출 1조원 돌파" 목표
김선호 기자공개 2019-12-04 08:08:08
[편집자주]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단숨에 대기업으로 우뚝선 그룹이 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으로 출발해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하림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1978년 창립부터 42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하림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없다. 아니, 조직문화를 만들지 말자는 게 하림의 기업문화다. 한번 입사하면 '평생 직장'이 되는 마법이 일어나는 곳, 단 한번의 뒷걸음질 없이 앞만 보며 성장해 온 하림그룹을 이끄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하림에 각자 대표체제를 도입하며 내부 출신 박길연 사장(신선육부문)과 외부 출신 윤석춘 사장(가공육부문)을 수장 자리에 앉혔다. 출신은 다르지만 박 사장과 윤 사장은 '영업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글로벌 기업 도약을 선포한 ㈜하림으로선 두 수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지난해 박 사장과 윤 사장 취임 당시 ㈜하림은 2020년까지 매출액 1조원 돌파와 농가소득 2억2000만원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국내에 이어 해외까지 영업망을 넓혀 성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길연 사장, 하림의 주요 계열사 거친 '정통파'
1964년 생인 박 사장은 1985년에 서울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제일사료에 입사해 1988년 판매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김홍국 회장과의 인연은 2001년 제일사료가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다. 박 사장은 2002년 하림 계열사 올품의 영업본부장을 거쳐 2009년 하림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2009년부터 2018년 하림그룹의 주요 계열사 ㈜하림의 수장으로 오르기까지 한강씨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김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박 사장은 지난해 ㈜하림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하림의 신선육 사업부문 수장을 맡은 박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사육, 사료, 도계 및 제조 부문으로 구성되는 신선육은 ㈜하림의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박 사장은 하림그룹에서 쌓은 영업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다면 인접 국가(동북아,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사장의 국내 영업력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 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올품, 한강씨엠 등 하림그룹의 핵심 계열사에 오래 근무한 박 사장이 ㈜하림의 수장을 맡게 된 만큼 오너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림그룹에서는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이 우선이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박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외부 인재 윤석춘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하림그룹 관계자는 "외부에서 영입된 윤 사장은 ㈜하림의 가공육 부문을 맡아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되는 경영인"이라며 "내부 출신 박 사장과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사장에게 맡겨진 가공육은 ㈜하림의 매출 20%를 담당하고 있다. 윤 사장은 박 사장이 맡고 있는 ㈜하림의 신선육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가공육 부문의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1959년생인 윤 사장은 고려대 농경제학과 졸업했다. 2006년 삼호F&B 대표, 2010년 CJ씨푸드 대표, CJ제일제당 영업총괄 부사장, SPC삼립 대표 등을 역임하며 영업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하림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가 대부분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을 볼 때 고려대 출신인 윤 사장의 이력은 눈길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강수 하림식품 대표(부회장)와의 CJ제일제당 시절 인연으로 ㈜하림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이 SPC삼립 대표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있던 때에 이 부회장이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 상품기획과 마케팅, 영업 등에 힘을 보태달라는 이 부회장의 요청을 윤 사장이 받아들인 셈이다.
㈜하림의 매출은 육가공 부문 성장에 힘입어 2014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소폭 하락했다. 올해 3분기 ㈜하림의 육가공(냉동, 냉장, 상온 제품 등)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8% 하락한 1086억원을 기록했다. ㈜하림의 1조원 매출 목표가 달성 여부가 내년 판가름이 나는 형국에 윤 사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식품 가공 분야에서 오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윤 사장은 삼계탕 상품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계탕의 경우 가정간편식(HMR)과 잘 어울리는 품목일 뿐만 아니라 축산업에 능통한 ㈜하림의 경쟁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여기에 자신의 영업과 마케팅 전문성이 가미된다면 해외까지 판로가 확대돼 내년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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