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명 'B2B'로 몰리는 스타트업 [미들마일 딜리버리 돌풍]센디·로지스팟 등 플랫폼 등장, 거래경로 단순화 비용 절감
박동우 기자공개 2019-12-06 08:17:12
[편집자주]
기업 제품을 물류 거점과 판매처로 보내는 단계를 뜻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이 물류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팽창과 유통업계의 물류센터 투자와 맞물려 미들마일 딜리버리 시장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기업들도 속속 등장해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미들마일 물류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 현황과 특징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과 기업을 잇는 미들마일(middle mile) 물류시장에 스타트업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화주(고객사)와 차주(운송기사)를 연결하는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였다. '비용 절감'과 'IT'를 발판으로 무섭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지금까지 물류 산업을 이끈 화두는 라스트마일(last mile)이었다. 물류센터와 소비자를 잇는 ‘마지막 구간’에서 물건을 배송하는 사업자가 많았다. 대표적인 라스트마일 물류 기업으로 이륜차(오토바이)를 활용해 신선식품, 공산품 등을 배송하는 메쉬코리아, 팀프레시, 바로고 등이 있다.
최근엔 유통업계 경쟁 심화와 맞물려 중심축이 미들마일로 옮겨오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물류시설 투자를 늘리면서 기업간거래(B2B) 물류를 맡는 기업들이 동반 수혜를 입었다. 2016년 설립한 로지스팟은 누적 배차 수만 20만건을 넘겼다. 올해 매출은 180억원으로 예상된다. 연 매출 20억원을 바라보는 센디는 내년 실적이 4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모델은 비슷하지만 운송기사 확보를 둘러싼 스타트업들의 경영 전략은 제각각이다. 센디는 차주를 직접 모집해 인력 풀(pool)을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모바일앱 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인다. 로지스팟은 운송업체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차주를 늘렸다. 지난 7월 성현티엘에스를 인수해 1000대 가량의 화물차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기업들은 벤처캐피탈(VC)의 투자를 받으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 10월 로지스팟이 1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후 카카오벤처스, 스파크랩스, 메가인베스트먼트 등 다수 VC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센디도 지금까지 19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한국벤처투자 일자리창출성장지원펀드가 참여했다.
VC들이 미들마일 물류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물 운송의 거래 단계를 줄인 플랫폼 경쟁력을 거론한다.
이동철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O2O 플랫폼으로 용달차 개인사업자 등 소형사도 B2B 물류 서비스 공급자로 나설 기회를 보장받게 됐다”며 “화주와 차주 간의 복잡한 거래 단계를 해소해 비용우위를 갖춘 점에서 미들마일 딜리버리 기업들의 성장성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스타트업들은 ‘화주→인터넷 중개업자→화물 주선사→운송사 지역사무실→차주’로 이어지는 기존 운송료의 거래 경로를 단순화했다. 통상 30%로 책정하던 수수료율은 10~15% 수준으로 낮아졌다. 화주의 이용료는 줄어들고 차주의 운임은 늘어났다. IT를 접목한 덕분에 물류 서비스의 품질이 개선됐다.
미들마일 딜리버리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기사 운임을 둘러싼 업계 공통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화물차 운전기사가 받는 운행요금의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과도한 저가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차주의 근로 만족도를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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