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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과시한 신한금융 회추위 자경위 스케줄 고려해 일정 앞당겨, 비공개 배경은 후보자 명예 보호

김현정 기자공개 2019-12-13 17:15:1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을 목표로 (조)용병을 선발한 것이지, 회장을 추대한 게 아니다."

이만우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은 13일 오후 최종 후보자 선임이 끝난 뒤 브리핑 자리에서 "지금 사외이사 7명이 회추위에 참석하고 있는데 회장 덕보기 위해 누구를 선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오로지 신한의 장래를 위해 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용병 회장의 이름을 빗대 "용병을 선발했다"라고 농담을 했다.

회추위는 브리핑 자리에서 한번도 '독립성'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선 과정을 설명하는 내내 '법적 근거', '절차', '프로세스', '내부규정'을 들면서 회사 경영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외부 요인에 영향 받지 않고 진행했음을 내비쳤다.

지난 11월15일 1차 회추위가 열렸을 당시, 회장 인선 절차를 예년보다 한달가량 앞당기고 모든 활동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을 때 '깜깜이 선임' 논란이 불거졌다. 외압을 차단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현직 회장과 한 배를 탄 것이라는 시선이 당연스레 많았다.

하지만 이만우 회추위 위원장은 모든 절차가 끝난 뒤 이번 인선 절차의 과정과 배경을 설명하며 그간의 오해를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회추위 일정이 앞당겨진 이유는 검찰 구형 및 1심 판결과 무관하며 오로지 자회사경영위원회 스케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추위는 'CEO→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인사→직원인사'의 수순을 제대로 밟으려면 회장선임 절차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이슈가 있었을 때에도 같은 이유로 회장 인선 절차가 앞당겨졌다며 이번 절차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회추위는 당초 인선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인선을 공모 절차가 아닌 자체 육성 및 인재 발굴로 진행했는데 이들이 후보군 명단에 제외됐을 때 명예 실추를 회추위가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위원장은 “고위 관료들도 헤드헌터 등을 통해 잠재후보군(롱리스트)에 들어왔는데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서 탈락한다면 그 과정이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후보들의 명예를 지켜드리기 위해 일일이 다 발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최근 2년내 퇴임한 사장의 경우 숏리스트 후보 자격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롱리스트, 숏리스트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충분히 담보했다"고 자신했다.

이날 최종 후보자를 추리는 절차는 투표로 진행됐다. 각 사외이사들이 다섯 명의 숏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1~5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가장 높은 점수를 준 한 명의 후보를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사외이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대며 회추위 구성원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외이사 중 필립 에이브릴은 다섯 개 국어를 하는 세계적 금융 전문가이고 김화남 이사는 재일교포로 굵직한 기업을 경영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히라카와 유키 역시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인사인 데다 성재호 성균관대 교수·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역시 저명한 인사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사외이사 7명이 회추위를 하고 있는데 회장 덕보기 위해 누구를 선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오로지 신한의 장래를 위해 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회추위의 권위를 과시한 것 역시 이번 절차의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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