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약사 오너십 점검]대한뉴팜, 이원석 상무 후계자 낙점…남은 변수는③이완진 회장, 딸 이지민 대표 운영 아벤트코리아 전폭 지원…지분 승계가 관건
조영갑 기자공개 2019-12-17 08:15:15
[편집자주]
중소 제약사 오너십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수십 년간 경영을 책임진 1세대, 2세대 오너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있다. 전면에 나선 일부 경영자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혁신을 주도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관행을 답습하기도 한다. 중소 제약사 오너십의 전환 양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뉴팜은 1984년 대한신약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제약사다. 초기 10년 동안 동물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다가 1994년 한일양행의약품의 향남공장을 인수하면서 인체의약품 기업으로 거듭났다. 2007년 해외자원개발 사업, 2012년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95억원의 매출액과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동물의약품 분야 1위다.대한뉴팜의 설립자는 이완진 회장이다. 29.32%의 개인지분을 포함해 가족 등 특수관계자 지분 40.10%으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의 장남 이원석 상무가 4.18%, 이 회장의 배우자 최성숙 씨가 2.46%, 관계사인 아벤트코리아 2.35%, 이 회장의 장녀 이지민 아벤코리아 대표가 1.39%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1951년 생(67세)으로 25년 째 경영을 이끌어 오고 있다.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이 뒤따라 이른 시일 내에 승계이슈는 점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체 회사집단 안에서 핵심인 대한뉴팜은 장남 이원석 상무에게 승계하고, 아벤트코리아, 엠앤비솔루션즈 등의 관계사는 장녀 이지민 대표에게 승계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대한뉴팜의 개인지분은 이원석 상무가 이지민 대표보다 약 3배 정도 많다. 대한뉴팜의 최대주주는 이완진 회장으로 29.32%를 보유하고 있고 이원석 상무는 4.18%, 이지민 대표는 1.39%를 보유하고 있다.
후계자로 평가 받는 이 상무는 2005년 회사에 입사한 이래 부친 밑에서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남가주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후 회사에서 경영관리 파트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1년을 분기점으로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은 이완진 회장의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마지막 변수는 이지민 대표의 행보다. 대한뉴팜의 지배구조는 이미 확정된 듯 보이지만 변수는 있다. 한 전문가는 "오빠인 이 상무가 15년 째 경영수업을 받고 있지만, 직접 경영을 이끌면서 성과를 내는 이지민 대표가 현금을 바탕으로 대한뉴팜 지분매입에 나설 경우 후계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아벤트코리아가 주목할만한 곳이다. 아벤트코리아는 육아용품 전문 유통사다. 아벤트(AVENT)는 독일계 필립스 산하의 육아브랜드다. 아벤트코리아는 아벤트 제품을 수입해 대형마트, 인터넷 몰 등을 통해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이지민 씨는 이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분도 가장 많다. 아벤트코리아의 지분53.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빠 이 상무가 24.59%로 뒤를 잇는다. 아버지 이 회장 역시 22.0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00% 가족기업인 셈이다.
대한뉴팜과 아벤트코리아는 가족 지분뿐만 아니라 아버지 이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자금줄로 엮인 회사다. 이 회장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본인의 주식을 담보로 아벤트코리아의 차입보증을 섰다. 이 회장의 주담대 비율은 적게는 15.5%(2006년)부터 많게는 99.9%(2008년)에 이를 정도로 주식을 담보로 차입금을 끌어왔다. 올해 8월 기준 주담대 비율은 21.11% 수수준이다. 최고치 수준에 비하면 비율이 대폭 낮아졌지만, 여타 제약사의 주담대 비율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아벤트코리아의 운전자금으로 유입됐다. 2018년 기준 아벤트코리아의 단기차입금은 57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등에서 차입했다. 지난해에는 67억원을 차입했다. 이중 약 80%인 44억원 가량을 이 회장의 주식을 담보로 차입했다. 한 전문가는 “회사 재산이 아니라 개인지분을 담보로 지급보증을 한 케이스라 이상할 것은 없지만, 딸의 사업체를 키워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밝혔다. 가족지분이 100%라 딸 뿐만 아니라 주요주주로서 이 회장 역시 나쁠 게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아벤트코리아는 작지만 알차 구조를 보인다. 2017년 17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8년 1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의 질이 좋아졌다. 유통업의 특성상 마진율이 낮긴 하지만, 영업익은 2017년 2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8억2000만원으로 약 4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일종의 내부거래 이슈도 제기된다. 대한뉴팜의 관계사이자 대한뉴팜 지분 0.32%를 보유한 엠앤비솔루션즈가 아벤트코리아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키우는 구조다. 엠엔비솔루션즈는 아벤트 제품을 유통하는 인터넷몰(제제지크)을 운영하고 있다. 이지민 씨가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2017년 36억원, 2018년 53억원 등 아벤트코리아 상품을 매입해 매출을 돕고 있다. 약 3분의 1 수준이다. 큰 틀에서 보면 아버지의 주식담보를 통해 확보된 운전자금을 바탕으로 양 유통사를 살찌우는 구조다. 대한뉴팜 측은 “최대주주의 개인주식 관련 문제라 의견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지민 대표의 대한뉴팜 지분은 1.39%에 불과하지만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아벤트코리아와 엠앤비솔루션즈의 지분을 합치면 4.06%로 이 상무의 지분(4.18%)에 육박한다.
물론 이완진 대표의 지분을 누가 상속받느냐에 따라 대한뉴팜의 승계 이슈는 판가름이 난다. 이 과정에서 이원석 상무와 이지민 대표가 어떤 경영 능력을 보여줄지가 대한뉴팜의 경영권 구도 관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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