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열전]네이버 vs 카카오, 글로벌 만화 시장 '패권전쟁'웹툰, 전세계 100개국 구독자 확보…뒤쫓는 페이지, 내년 IPO 추진
성상우 기자공개 2019-12-24 07:56:03
[편집자주]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관중들은 '라이벌 구도'에 가장 열광한다. 라이벌 선수간 기록 대결, 라이벌 팀간 순위 싸움은 언제나 극적인 경기 장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산업계 역시 그렇다. 라이벌 기업간의 치열한 경쟁은 각사의 진화를 이끌 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성장도 이뤄낸다. 더벨은 ICT 업계에서 경쟁 중인 라이벌사들의 경쟁 구도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3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시에 눈 돌린 미래 신사업은 '콘텐츠 플랫폼'이다.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구매력도 늘어나면서 최근 급속도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웹툰' 콘텐츠는 한류와 결합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로 확산 중이다.인기 웹툰은 드라마, 영화 등으로 재탄생하면서 IP(지식재산권)로서 가치도 치솟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매출도 매년 가파른 상승세다. 성장세를 기반으로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웹툰은 내년부터 차례로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네이버 웹툰, 韓·美·日서 매월 구독자 6000만명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00개국에서 만화 앱 수익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확장 속도가 빠르다. 네이버웹툰을 포함해 해외 버전인 '라인웹툰'을 매월 이용하는 활성 유저(MAU)는 6000만명에 달한다. 올해 예상 총 거래액은 6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4년 글로벌 시장에 처음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올해 글로벌 진출 5주년을 맞았다. 5년간 수익과 방문자 수 등 모든 항목에서 독보적 1위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방문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MAU는 2300만명, 미국 MAU는 900만명이다. 특히, 미국 MAU는 지난 2년간 연평균 71% 성장한 수치다. 일본 버전인 '라인망가'의 MAU 역시 연평균 32% 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실적 수치를 보면 성장세는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2017년 340억원을 기록했던 네이버웹툰주식회사의 연매출은 1년만에 72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늘었다. 모회사 네이버에 반영된 콘텐츠부문 매출 역시 지난 1분기 350억원에서 2분기 500억원, 3분기 545억원으로 매분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이 부문엔 웹툰을 비롯해 뮤직, 브이라이브(V LIVE) 매출이 포함돼 있다.
증권가가 책정한 네이버웹툰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내년 매출은 1500억원을 달성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을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라인웹툰을 서비스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 Inc.)가 그 손자회사로 있는 형태다. 시장은 네이버웹툰이 2021년 본격 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기업가치 2.4조...내년 IPO 본격화
카카오페이지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1회차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 수익 모델을 최초로 선보이면서 빠르게 독자층을 넓혀갔다. 수익 모델이 안착하면서 1250억원의 해외 투자도 유치했다. 웹툰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영상 콘텐츠도 같은 플랫폼에서 유통시키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기다리면 무료'에 이어 '12시간마다 무료' 등 혁신적인 수익 모델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누적 가입자 2000만명을 확보했다.
이에 거래액은 매분기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610억원이었던 분기 거래액(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은 △4분기 620억원 △올해 1분기 660억원 △2분기 670억원 △3분기 720억원을 기록하며 매분기 성장했다. 지난 9월엔 일 최고 거래액 1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예상 거래액은 약 2900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27% 성장한 수치다.
카카오페이지의 강점은 웹툰 IP를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도록 최적화한 내부 밸류체인이다. 카카오페이지가 확보한 IP를 계열회사 카카오M에서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형태다. 카카오M은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 확보를 위해 최근 6개 이상의 배우 레이블을 비롯해 영화사 '월광'과 '사나이픽쳐스' 등을 인수했다.
지난 10월 이뤄진 SK텔레콤과의 지분 교환을 통한 제휴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지의 IP 기반으로 카카오M이 제작한 콘텐츠가 SK텔레콤의 OTT '웨이브'를 통해 공급되는 구조를 떠올릴 수 있다.
내년엔 IPO를 본격 추진한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돼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는 내년 시점 카카오페이지 기업가치를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웹툰 IP가 영상 IP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프리미엄이 부여됐다. 상장이 이뤄지면 콘텐츠 플랫폼 중 최대어다. 2017년 매출 1318억원에 이어 2018년 1876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 중인 카카오페이지의 올해 예상 매출은 2320억원이다. 내년엔 29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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