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열전]네이버 vs 카카오…'수확의 시기' 양대 플랫폼①네이버, 국내 최대 포털에서 해외로 확장…카카오, 내년 영업이익 2배 '껑충' 전망
성상우 기자공개 2019-12-16 08:13:11
[편집자주]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관중들은 '라이벌 구도'에 가장 열광한다. 라이벌 선수간 기록 대결, 라이벌 팀간 순위 싸움은 언제나 극적인 경기 장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산업계 역시 그렇다. 라이벌 기업간의 치열한 경쟁은 각사의 진화를 이끌 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성장도 이뤄낸다. 더벨은 ICT 업계에서 경쟁 중인 라이벌사들의 경쟁 구도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검색 포털과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양사는 핀테크·모빌리티·콘텐츠·음악·게임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 잇따라 안착시키고 있다. 출혈을 감수하며 투자해온 신사업들이 일제히 흑자로 돌아서면서 '수확의 시기'도 본격화됐다. 양사 주가 역시 연초 대비 50% 이상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두 회사는 비슷한 사업 분야를 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경영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 신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다. 창업자인 이해진 GIO도 글로벌 사업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다방면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 모빌리티, 콘텐츠 등 새로운 영역들을 하나둘 개척하고 있다. 카카오가 새로 진출하는 사업은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센 분야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최대한 접점을 확보하며 신사업을 안착시키고 있다.
◇파죽지세 네이버 야후와 합병까지
네이버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사내에서 독립기업(CIC) 형태로 태동한 신사업 조직이 차례대로 성과를 내며 독립 기업으로 일어섰고, 이 사업 단위들이 투자 단계에서 이익을 내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도 네이버의 이같은 상승세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초 11만원대에서 50% 이상 오른 17만원 중반대 수준이다. 기업 가치를 뜻하는 시가 총액은 28조8000억원 규모로 치고 올라갔다. 전체 코스피 종목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다.
네이버가 시장의 주목을 다시 한번 이끈 것은 일본 야후 재팬과 통합이다. 일본에서 시작해 글로벌 메신저로 성장한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 야후 재팬을 합병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야후재팬의 오너는 일본 최대 투자 기업인 소프트뱅크다.
네이버는 지난달엔 야후재팬과의 통합으로 일본에서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고 있던 '라인페이'의 활로도 마련했다. 일본 내 가입자 88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라인 메신저가 5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야후재팬과 합치면 1억3300만명의 '메가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네이버 입장에선 매분기 수천억원의 비용을 소모하던 신사업 라인페이의 출혈 경쟁을 멈출 수 있게 됐다. 이 비용은 그동안 모회사 네이버 실적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으로도 작용해왔다. 내년 이후부터 네이버의 더 가파른 실적 개선폭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사업 역시 순항 중이다. 70% 이상의 검색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광고 및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분기 두 부문을 합친 매출은 8720억원으로 분기 전체 매출 1조6648억원의 과반이다.
웹툰, 뮤직, 브이라이브(V LIVE) 등 콘텐츠 사업 역시 본격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었다. 웹툰의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60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올해 국내 거래액은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내년부터 본격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브이라이브 역시 누적 다운로드 8000만을 돌파했다.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 카카오, 신사업 하나둘 안착 생활밀착 플랫폼
플랫폼 경쟁사인 카카오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사내 별도 사업부 형태로 시작된 신사업들이 성과를 내면서 차례대로 분사했다. 아울러 사업 초기 투자 단계에서 이익을 내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 중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은 기업공개(IPO)를 압두고 있다.
주가 흐름도 네이버와 비슷하다. 올해 초 10만원 안팎에 머물던 카카오 주가는 12월 현재 약 50% 상승률을 보이며 14만원 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카카오의 특징은 네이버와 달리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4500만명 규모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커머스, 멜론 등을 서비스하며 관련 국내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새롭게 시도한 광고 비즈니스 모델 '톡 비즈보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톡 비즈보드는 단순 광고에서 이용자의 직접 구매까지 연결시키는 거래형 커머스 비즈니스로 진화하면서 카카오의 '톡 비즈' 매출을 올해와 내년 50% 이상 성장시킬 것이란 게 회사측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등록이용자 2400만명, 월간 실사용자 1000만명을 확보하면서 명실상수 국내 택시 호출 분야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루 택시 콜수는 290만건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시중의 택시면허를 꾸준히 매입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콜택시 비즈니스인 '플랫폼 택시' 사업 모델 확장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누적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네이버페이와 국내 페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혁신적인 상품을 통해 계좌개설 고객 1천만명을 돌파, 독보적인 인터넷은행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지위를 카카오가 온전히 확보하면서 카카오의 기업 가치를 한층 높이는 데 일조하게 됐다.
양사는 지배적인 플랫폼을 발판삼아 신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신사업들이 현재까진 모두 성공적이라는 점 역시 비슷하다. 다만, 주력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방향에선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전체 사업을 국내와 일본·아시아 시장으로 양분해 확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콘텐츠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국내에서 맞붙은 걸 제외하면 대체로 네이버는 아시아 시장에서, 카카오는 국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구도다. 양사의 플랫폼 및 신사업 확장 경쟁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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