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19]변곡점 맞은 파생상품, '규모·다양성' 위축 불가피DLF 손실 사태 파장, 은행판매 규제 강화 '철퇴'
최필우 기자공개 2019-12-26 08:08:08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3일 14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파생상품 시장은 은행이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변곡점을 맞이했다.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인 은행이 신뢰를 잃은 것은 물론 증권사의 파생상품 발행 비즈니스도 타격을 입었다. 금융 당국이 은행의 파생상품 판매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 규모와 상품 다양성 위축이 불가피해졌다.◇DLF 손실사태 후 발행 '급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발행된 파생결합증권(DLS)는 총 26조1885억원이다. 상반기 원금비보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발행량이 꾸준히 늘었으나 DLF 손실 조짐을 보이던 지난 7월 발행량이 소폭 감소했다. 8월 원금비보장형 발행량은 9923억원으로 전월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은행에서 판매된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연계 DLF 손실이 가시화된 9월에는 연중 최저 발행량을 기록했다. 원금비보장형은 8068억원에 그쳤고 원금보장형 상품도 덩달아 발행히 줄어 5627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투자 원금 전액을 잃은 고객도 있어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된 여파로 분석된다.
손실 충격파는 ELS 시장에도 미쳤다. 순탄하게 조기상환과 재판매를 반복하고 있던 원리금비보장형 ELS 발행량은 8월 4조5888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195억원(36%) 급감했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DLS 손실 대응에 전념하면서 ELS 신규 판매에도 제동을 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은행의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 위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제 은행은 공모로 발행되고 가장 보편적인 5개 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만 판매할 수 있다. 판매량은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제한되면서 신규 비이자수익 창출이 쉽지 않게 됐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리고 배상 비율이 확정되면서 11월 DLS와 ELS 발행량이 전월 대비 회복했지만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관계자들이 다수다. 지난 8~10월 발행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일 뿐 증가 흐름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 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새로운 기초자산 쓰는 신상품, 자취 감추나
DLF 손실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금리연계 상품은 당분간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은행에서 판매 가능한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을 코스피200, 니케이225, 유로스톡스50, S&P500, 홍콩H지수 등 5개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증권사에서는 금리 기초 상품이 여전히 판매 가능하지만 리테일 고객 다수가 은행을 이용하고 있어 상품 다양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
증권사는 앞으로 새로운 기초자산을 활용하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투자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기초자산을 쓸수록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저위험 저수익 추구 상품이 파생상품 시장 주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상반기 꾸준히 성장하던 파생상품 시장이 DLF 손실 사태 이후 악화일로를 걸었다"며 "내년 1분기 은행 파생상품 판매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있어 시장 규모와 상품 다양성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동인기연, 필리핀 바타안경제특구청과 협력 강화
- [i-point]태성, 임대공장 계약 "복합동박 장비 초도물량 대응"
- [상호관세 후폭풍]중국·베트남 생산비중 높은 HS효성, '고관세' 영향 불가피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
- [Red & Blue]무상감자에 관세 전쟁까지...'신저가' 찍은 KG모빌리티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유니드, 고ROE와 상반된 PBR…중국공장 신설효과 기대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이사회 '오너 3세' 주축…'역할 분배' 뚜렷
- NH증권 점프업리그, 해외로 확장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
- KB국민은행, 가판대 대폭 조정…한·중 펀드에 힘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각양각색' 의장 선임 키워드, '여성·연장자·선임자' 중시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우리은행, 동남아 3대 법인 '엇갈린 희비' 출자 전략 영향은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우리은행, 해외 법인장 인사 '성과주의 도입' 효과는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 2년 연속 '퀀텀점프' 성장 지속가능성 입증
- [thebell note]김기홍 JB금융 회장 '연봉킹 등극' 함의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명확해진 M&A 원칙, 힘실릴 계열사는 어디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베트남은행, 한국계 해외법인 '압도적 1위' 지켰다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밸류업 재시동 트리거 '비은행 경쟁력'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NH농협, '보험 전문가' 후보군 꾸렸지만 선임은 아직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40년 커리어' 마지막 과업, 금융시장 '부채→자본 중심' 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