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도 어느덧 끝자락이다. 한 해 성적표가 투영되는 인사 소식이 하나둘 들려온다. 출발선에서부터 전력 질주한 선수가 결승점에서 숨 고르기 하듯 자본시장 곳곳에서 막간의 여유가 느껴지기도 한다.인수·합병(M&A)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대외활동보다는 차분히 내년 준비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부 진행중인 거래는 연내 종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정도만 감지된다. 업무는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지만 시선만큼은 벌써 2020년 레이스로 향해 있다. 내년 먹거리에 대한 논의는 꽤나 진도가 나간 것으로 보인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경우 특히 펀딩(funding)과 투자처 발굴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펀딩은 PEF 운용사별 온도차가 확연하다. 운용자산(AUM)이 큰 PEF 운용사 상당수는 넉넉한 실탄을 확보하며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이다. 국내 PEF 운용사 가운데 AUM이 가장 큰 MBK파트너스를 비롯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등은 최근 조 단위 블라인드펀드 조성 소식을 알렸다. 한앤컴퍼니는 5년전 조성한 펀드액 대비 2.5배 확대된 3조8000억원을 출자 받았다며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펀딩 관련 첫 보도자료라는 점에서 한앤컴퍼니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반면 펀드 조성에 애를 먹는 곳도 적지 않다. 특히 신생 PEF 운용사 가운데 수백억원대 프로젝트펀드 조성도 벅차 남몰래 속앓이하는 곳도 많다. 펀드 조성이 더뎌지면서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그렇다면 넉넉한 자금을 확보한 PEF 운용사는 고민이 없을까. 그렇지도 않다.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다면 풍족한 자금은 되레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거래규모가 줄고 있는 최근 국내 M&A시장 추세를 감안하면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3분기(누적) 국내 M&A시장 거래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조원 가량 줄었다. 시장을 달굴 빅딜도 가뭄이다. 올 3분기에는 조 단위 거래가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내년은 어떨까.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아직까지 크지 않아 보인다. 물론 펀드 조성 후 4~5년 정도의 투자기간이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 시장 반등을 점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실탄은 두둑하게 쌓았지만 정작 쓸 곳을 찾지 못해 애태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넘치는 유동성 탓에 되레 허기짐을 느끼는 아이러니가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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