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승부수]'글로벌→최적화', 위기감 반영된 현대제철 신년사철강시장 악화…제품·사업구조 개편 예고, 조직역량 강화 집중
구태우 기자공개 2020-01-08 08:10:1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13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의 '타깃'이 '글로벌'에서 '회사 내부'로 바뀌었다. 철강시장의 불황과 수익성 악화에 따라 기업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사업구조를 개편하지 않을 경우 위기가 '몸통'을 겨냥할 수 있다는 위기론에 따른 것이다.현대제철은 '철강사업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기업체질을 강화하는 활동에 들어갔다. 일련의 활동이 현대제철의 경쟁력을 강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신년사에는 '사업구조 개편'과 '기업체질 강화', '질적 성장' 등 평년과 다른 내용이 담겼다. 과거 신년사에서는 '글로벌 사업기반 강화(2019년 김용환 부회장 신년사)', '고객의 중요성(2018년 우유철 전 부회장 신년사)', '변화를 주도하는 전략(2017년 우유철 전 부회장 신년사)' 등이 핵심 메시지였다.
반면 올해는 사업구조와 제품 포트폴리오 개편을 예고하는 등 내부 혁신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국내와 해외 영업을 강조하던 이전 메시지와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
이 같은 변화는 현대제철 안팎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7월 톤당 120달러(중국 칭다오항 인도가 기준)까지 치솟다 같은해 11월 톤당 80달러까지 하락했다.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고로 철강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현대제철은 원가 인상에 판매 부진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게 됐다. 지난해 3분기 513만톤을 판매해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마저 급격하게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0.7%를 기록해 2011년 고로 준공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이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려면 험난한 '파고'를 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철광석값 등 원재료가 안정화되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해외법인의 판매 확대가 늘어야 한다. 건설경기와 자동차시장도 개선돼야 한다. 이는 현대제철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외생 변수'에 가깝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은 수요산업과 철강시장의 불황이 지나가는 동안 체질 개선에 힘쓰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우리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신년사를 통해 강조했다.
김 부회장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제품 및 사업구조 개편의 중요성으로 이목이 모아진다.
우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TFT와 함께 사업부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강관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현대제철의 제품은 △강관(생산실적 기준 6%) △냉연(29.1%) △후판(11.1%) △열연(14.3%) △봉형강(32.7%) △자동차부품(6.5%) 등이다. 이중 강관과 자동차부품(해외 생산)은 생산실적이 70% 안팎이다.
강관을 비롯한 일부 제품은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부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전략에 맞춰 수소차용 금속분리판, 자동차강판, 차량용 특수강 등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부진한 해외법인의 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철강경기가 중장기적으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현대제철의 체질 개선 작업도 갈수록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오늘의 방식이 내일의 정답일 수 없다"며 "원칙없는 의사결정과 행동방식은 회사와 개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의 기업체질 개선 작업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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