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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타임폴리오 설정액 1위 '수성'...삼성운용 증가폭 '최대'[2019년 헤지펀드/운용사별 설정액 증감]존재감 드러낸 씨앗…피데스·교보악사 자금유출 '몸살'

최필우 기자공개 2020-01-15 15:20:5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2019년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서 설정액 1위 자리를 지켰다. 증시와 헤지펀드 시장 혼란 여파로 자금 유출을 겪었으나 '넘버원' 운용사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였다. 삼성자산운용은 리그테이블에 올라온 펀드 설정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씨앗자산운용은 10위로 리그테이블에 올해 처음 진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피데스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은 자금 유출로 몸살을 앓으며 리그테이블 집계 설정액이 대폭 줄었다.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은 운용기간 1년 이상, 설정액 100억원 이상 헤지펀드를 집계 대상으로 삼는다. 설정된 지 1년이 안됐거나 설정액이 100억원 미만인 펀드는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에 리그테이블에 올랐던 펀드도 설정액이 100억원 아래로 줄면 제외된다. 작년에는 설정 기간과 규모 요건을 충족시키며 다수 운용사가 리그테이블에 새로 진입했다.

◇삼성자산·미래에셋·DS·알펜루트 등 상위권 '레벨업'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설정액은 1조161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펀드를 올린 운용사들 중 최대 규모다. 실제 타임폴리오가 운용하고 있는 헤지펀드 규모는 더 크지만 리그테이블 집계 기준에 따라 설정액을 산출했다.

1등 헤지펀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게도 2019년은 녹록지 않은 해였다. 설정액이 전년 대비 1033억원(8%) 감소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설정액이 감소한 건 리그테이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지속됐고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더해지면서 증시 자체를 불신하는 고객들이 이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리그테이블에 추가적으로 펀드를 올리며 설정액 감소 폭을 제한했다. '타임폴리오 The Venture-G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를 비롯한 5개 코스닥벤처펀드가 '설정후 1년'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리그테이블에 집계됐다. 이 펀드들의 설정액은 총 2820억원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미 자리가 잡힌 운용 전략에 변화를 주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일부 고객이 이탈하긴 했지만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 기존 운용 철학을 지키며 수익을 쌓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설정액 상위 운용사를 보면 기존에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던 곳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은 2019년 한해 동안 설정액을 4440억원 늘렸다. 리그테이블에 포함된 운용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순위도 4위로 점프했다. 픽스드인컴(Fixed Income) 펀드가 꾸준한 수익을 내며 기관투자가들의 호응을 얻었고 판매사 외연도 넒어졌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주력 펀드가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어 신규 투자자를 대거 유치했다"며 "주로 기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어 외형이 더 커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927억원 늘어난 7458억원을 기록해 3위에서 2위로 한단계 올라섰다. 증시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투자자들이 트랙레코드가 검증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픽스드인컴(Fixed Income) 펀드를 선택했다.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강자 DS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설정액을 2383억원, 1491억원씩 늘려 5위·6위를 차지했다.

NH헤지자산운용은 1356억원 증가한 6935억원으로 3위였다. NH헤지자산운용은 2019년 연말 NH투자증권에서 분사한 곳이다. NH투자증권의 헤지펀드가 NH헤지자산운용으로 이관됐다. NH헤지자산운용은 신생 운용사지만 실질적인 운용 주체가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서는 신규 진입이 아닌 사명 변경으로 처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3920억원으로 7위였다. 전년 대비 3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상위권을 유지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꾸준히 고수익을 내는 트랙레코드로 이미 유명한 곳이지만 마케팅에는 열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본인들의 운용 철학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레포펀드와 채권형펀드 강자로 자리매김한 신한금융투자는 3480억원으로 9위에 올랐다.

◇씨앗, 단숨에 '10위'…전통적 강자들 '고전'

씨앗자산운용은 2949억원 규모의 펀드를 리그테이블에 올리며 단숨에 10위권에 자리 잡았다. 씨앗자산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 간판 매니저였던 박현준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배합하는 멀티 전략으로 2019년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박 대표의 배우자인 박인희 전 신영자산운용 매니저도 씨앗자산운용에 합류해 미래가 더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설정액 1년 이상 요건을 충족하며 1023억원을 늘렸다. 가치투자 명가 VIP자산운용은 748억원, 프리IPO 특화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은 627억원을 기록하며 리그테이블에 진입했다.

전통적 강자들은 자금 유출을 겪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리그테이블 집계 설정액 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1억원 감소했다. 에쿼티헤지(Equity Hedge) 전략을 쓰며 하락장을 방어하려 했으나 예측이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면서 고전한 탓이다.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반등에 베팅할 수 있는 펀드로 자금이 옮겨간 것도 설정액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베트남 특화 운용사 피데스자산운용은 1088억원 줄었다. 2019년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호황이었으나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베트남 기업공개(IPO) 시장도 전년 대비 침체되면서 피데스자산운용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베트남 증시 규모가 작아 침체기에 펀드 수익률을 끌어 올릴 대안을 쉽사리 찾을 수 없는 게 악조건이었다. 다만 베트남 지역 전문성이 여전한 만큼 증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안다자산운용은 1050억원 감소했다. 2018년 리그테이블 설정액 순위 6위를 기록했으나 14위로 미끄러졌다. 중소형주 투자 펀드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으나 시그니처펀드 격인 '안다 크루즈 전문사모투자신탁 제 1호' 설정액이 반토막 난 게 치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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