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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대란]삼성, 6개 계열사에서 사외이사 13명 교체해야이사회, 주총 전까지 대규모 후보 인선 부담

윤필호 기자공개 2020-01-17 10:04:2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7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부가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2월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안으로 두 자릿수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6일 금융감독원과 법무부에 따르면 삼성그룹에서는 삼성SDI를 필두로 총 6개 계열사가 올해 안에 1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한다. 당장 3월 주주총회에 대규모 인사를 새롭게 선임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4명의 사외이사 전원을 교체해야 한다. 삼성SDI 사외이사는 현재 김난도 서울대 교수, 김성재 한국외국어대 교수, 김재희 연세대 교수,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이 있다. 이들의 임기는 모두 올해 3월 24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김성재 교수의 경우 2011년 3월부터 사외이사를 맡았기 때문에 이미 법무부가 제시한 6년 기한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삼성SDS는 4명의 사외이사가 있으며 이 가운데 3명의 사외이사가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다. 교체 대상에 오른 박영열 연세대 교수, 박정호 고려대 교수, 이재은 홍익대 교수는 나란히 3월 23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인 두명을 새로 뽑아야 한다. 교체 대상은 권태균 전 조달청장이자 이사회 의장, 최현자 서울대 교수 등 2명이다.

삼성전기는 2016년 비금융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직을 맡긴 이후 꾸준히 외부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권 의장은 올해 이사회를 주관하며 후임 사외이사와 의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삼성물산도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와 권재철 수원대 석좌교수도 3월2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이들은 2014년 7월 선임된 이후 2017년 3월 한차례 재선임을 거쳐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삼성카드 사외이사 양성용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삼성중공업 사외이사 신종계 서울대학교 교수도 올해 교체 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대부분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기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재직기간이 가장 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4년 미만이어서 새로운 인물을 고민할 시간은 충분하다.

삼성그룹은 상법 제542조의8 제4항에 따라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상법은 상장사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사외이사가 총위원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산하에 6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여기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도 포함돼 있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이사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가 선정해 주주총회에 제출할 의안으로 확정한다. 이들은 사외이사 후보의 독립성과 다양성, 역량 등을 검증해 추천한다.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자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선임을 확정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매년 조금씩 구성원에 변화가 있었다. 2017년의 경우 김한중, 이병기, 박재완 사외이사에 사내이사인 권오현 회장까지 4명의 이사진으로 구성했다. 당시 권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8년 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사내이사가 빠지고 박재완, 박병국, 김종훈 등 3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했다. 지난해의 경우 박병국, 김종훈, 안규리 등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선임 역시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 현재 가장 많은 4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삼성SDI의 경우 사외이사후보위에 전영현 대표를 포함해 송창룡, 권영노 사내이사 3명과 김난도, 김성재, 김재희, 홍석주 사외이사 4명 등 7명의 이사진이 모두 들어가 있다. 때문에 이사회 전원이 모여서 후보 추천 등의 안건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외이사 임기 제한 이슈와는 별개로 이상훈 의장의 공백에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이사회가 새로운 이사를 의장 후보로 올리기로 결정할 경우에는 관련 안건을 확정하고 주총에 올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같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올해 첫 이사회는 대부분 이달 말에 개최할 전망이다. 삼성그룹 이사회는 보통 회사의 실적 발표 당일 보고 받고 최종 승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다. 때문에 그 자리에서 당장 시급한 사외이사 교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의장 공백을 논의해야 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30일 실적 발표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사회 역시 그날 개최한다. 삼성SDI는 삼성전자와 같은날 실적을 발표하고, 삼성전기는 하루 앞선 29일로 잡았다. 삼성SDS는 아직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대규모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첫 이사회 회의에서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3월 주주총회까지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계열사 이사회는 대부분 3월 주총 전까지 세번의 회의를 가졌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사회는 앞으로 세 번 또는 네 번의 회의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고 추천하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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