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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상훈 후임 고민…국민연금 반대가 '관건' 국민연금 지분 9.41%→9.55%로 늘어…사내/사외이사 선택 모두 쉽지 않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1-08 07:36:4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법정 구속되고 후폭풍이 3월 주주총회로 몰려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더욱 막강한 권한을 확보해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의결한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마련한 적극적 주주활동 지침은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삼성은 당장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에 집중하고 있어 이사회 문제를 후순위로 미루고 있지만 해를 넘기면서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새롭게 확정한 가이드라인은 강력한 주주권 행사를 위한 근거와 행동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들의 최대 우려는 '적극적 주주활동 대상'으로 선정되는 일이다. 국민연금은 횡령·배임·사익편취 등에 따른 기업가치 추락에도 개선 의지가 없는 기업에 대해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해임안이 부결될 경우 해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삼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의장의 예상치 못했던 구속은 국민연금이 가이드라인을 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당초 이 의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다. 정관에도 의장 공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만큼, 구속 이슈가 없었다면 올해 주총을 무사히 넘기고 내년을 여유롭게 대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이 의장 구속으로 스텝이 꼬였다.

그동안 이 의장의 항소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하지만 당장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신규 가이드라인을 앞세워 노조 와해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 의장의 해임을 건의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18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 의장의 선임 안건 때도 국민연금은 '감독의무 소홀'을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새롭게 의장 선임에 나서더라도 이후 여정은 만만치 않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이사회는 1월 중으로 이 같은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 의장의 예상치 못한 구속으로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응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사외이사는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안규리 서울대 교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이사들 중에 선임해야 한다. 사내이사 중에 한 명이 의장을 맡는 방안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은 2016년 이사회 의장과 경영인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핵심 사업을 이끄는 임원들이 의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다.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이 대안이지만 외부인사에게 선뜻 자리를 맡기기도 부담스럽다. 결국 제 3의 삼성 내부 인사를 후보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한데 이 경우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만약 삼성전자가 새로운 인사를 의장 후보로 올리기 위해서는 주총에 이사회 이사로 올리는 안건과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동시에 내야한다. 국민연금이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흔들릴 여지가 크다. 이 의장 선임 때처럼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결국 새로운 의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과 이 의장이 잇따라 사내이사 자리를 비우면서 사외이사의 권한이 더욱 높아진 점도 부담이다. 작년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이 부회장과 이 의장이 포함된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6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임기만료로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고 이 의장도 뜻밖에 구속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현재는 3대 6의 구도로 바뀌었다. 당초 이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그림을 구상했지만 구속까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더욱 늘렸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기존 9.41%에서 9.55%로 늘렸다. 국민연금이 3월 주총을 앞두고 지분 취득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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