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찾는 한솔그룹, 재무 여력은 [Company Watch]오크밸리 매각으로 부채비율 '뚝', 주력 계열사 한솔제지는 차입금 부담 여전
박기수 기자공개 2020-01-23 08:28:0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0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태림포장 인수전에 뛰어들며 제지업계 내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한솔그룹이 올해 신사업 모색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한솔제지를 포함한 전 계열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룹 회장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사진)이 직접 신사업 진출의 의지를 밝히면서 투자 여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재무적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태림 인수 불발 후 대안 찾는다

지난해 한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는 골판지 제조 업체인 태림포장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입찰 막바지 단계에서 계획을 철회했던 바 있다. 택배 시장 부흥으로 골판지업의 유망성을 확인하고 인수를 검토했으나 생각보다 몸값이 너무 비싼 탓이었다. 결국 세아상역이 약 7000억원의 금액을 주고 태림포장 외 2개 계열사를 인수했다.
한솔그룹의 태림포장 인수 의지는 작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사실상 그룹의 사업이라고 봐도 무방한 기존 제지 사업은 향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심지어 한솔그룹은 그룹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비핵심자산을 팔며 자산 규모가 축소돼 지난해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던 바 있다. 한솔그룹 내부에서도 태림포장 몸값이 터무니없기 때문에 인수하면 안 된다는 입장과, 인수는 그룹의 재기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갈렸다는 후문이다.
인수전에서 자진 철회한 이후 한솔그룹은 태림포장 이후 새로운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솔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M&A 방식을 포함해 스타트업 투자, 조인트 벤처 등 다양한 신사업 진입 옵션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 관련 네트워크를 확대해 유망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솔홀딩스·한솔제지, 사뭇 다른 재무구조
투자 여력은 어떨까. 한솔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오크밸리 매각 등 그간의 구조조정 작업의 완료를 통해 내실 다지기와 재무 건전성 개선 등 신사업 추진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솔그룹이 밝힌 대로 대규모 투자를 부담 없이 하기 위한 재무적 환경은 오크밸리 골프장을 지난해 8월 말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한 이후 어느 정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까지만 해도 211.9%에 달했던 한솔홀딩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6.3%로 '뚝' 떨어졌다. 빚더미였던 오크밸리 소유주 한솔개발의 지분율이 99.43%에서 44.85%로 하락하며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M&A 등을 위한 현금성자산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19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솔제지의 상황은 어떨까. 한솔제지의 최대주주는 한솔홀딩스이지만, 지분율이 30.49%에 불과해 한솔제지 역시 한솔홀딩스의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즉 한솔홀딩스의 연결 재무제표에 한솔제지의 재무 상황이 100% 반영돼있지 않다는 뜻이다. 신사업에 진출할 때 지주사 대신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를 통한 M&A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솔제지의 재무 상황은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솔제지의 분위기는 한솔홀딩스와 사뭇 다르다. 차입금을 포함한 부채 부담이 거의 없다시피 한 한솔홀딩스와 다르게 한솔제지는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의 부채 부담을 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한솔제지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197.3%, 138.4%다. 보유한 총차입금만 8524억원으로 적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유 현금성자산도 연결 기준으로 따져도 184억원에 그친다. 이에 2018년부터 한솔제지는 유럽에 있는 감열지 법인들에 대한 매각 절차를 밟기도 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한솔그룹은 지난해 오크밸리를 매각하면서 그룹 차원에서의 재무 급한 불은 껐지만 현금성 자산 등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라면서 "특히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의 경우 여전히 차입금 부담이 남아있기 때문에 꾸준히 재무 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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