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업 리포트]와이엔텍 2세 승계 '실타래' 개인회사로 풀까②박지영 사장 지분 8%, 오너 회사 인수·합병 전례…성광기업 활용도 주목
임경섭 기자공개 2020-01-30 08:12:43
[편집자주]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폐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정부의 승인이 엄격해지면서 환경업체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고 있다. 까다로운 규제로 높은 진입 장벽이 형성되면서 기존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어서다. 최근 사모펀드(PEF)가 높은 수익성에 주목하면서 시장 재편도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호황기를 맞이한 주요 환경업체들의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사이클 도래로 호황을 맞은 와이엔텍의 승계 이슈에 관심이 쏠린다. 코스닥 상장사 와이엔텍의 상당수 지분을 창업 1세인 박용하 회장이 보유해 2세인 박지영 사장으로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다.와이엔텍은 그동안 오너 개인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의 와이엔텍 지분율 역시 확대됐다. 이에 향후 승계 구도에서 오너의 또다른 개인회사인 성광기업이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와이엔텍의 최대주주는 박 회장으로, 지분 32.56%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아들인 박 사장이 지분 8.49%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부인인 우영인 우종미술관 관장의 보유 지분은 0.73% 수준이다.
1973년생인 박 사장은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와이엔텍에 입사했다. 와이엔텍의 계열회사인 호남진흥, 성광기업, 호남레미콘 등에서도 사내이사를 맡았다. 이후 2018년부터 와이엔텍에서 경영본부장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와이엔텍 창업주인 박 회장의 올해 나이는 73세(1948년생)로 적지 않다. 박 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박 사장으로의 승계를 무작정 늦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박 사장의 와이엔텍 지분율이 낮다는 점이다. 지분율을 높여야 하지만 와이엔텍 주가가 꾸준하게 상승하면서 승계 고민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와이엔텍 주가는 1월 22일 기준(중가) 1주당 1만1400원이다. 2019년 1월께 5000원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1년 사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업계에선 원활한 승계를 위해 오너 개인회사를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박 사장의 지분율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와이엔텍의 회사 인수·합병이 등장한 탓이다. 박 사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를 합병하거나 박 사장의 개인 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와이엔텍이 레미콘 사업에 뛰어들면서 나타났다. 호남레미콘은 2002년 설립된 여수지역의 주요 레미콘 업체 중 하나다. 박 사장은 2004년 11월 호남레미콘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나 이듬해 1월 물러났다.
박 사장은 호남레미콘의 지분 76%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나머지 지분 24% 역시 한 명의 개인주주가 보유하고 있었다. 사실상 와이엔텍의 오너일가가 소유한 개인회사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와이엔텍은 2008년 6월 호남레미콘을 흡수합병했다. 1대 34의 합병비율로 결정되면서 와이엔텍은 호남레미콘 주주에 85만5572주의 신주를 발행했다. 결과적으로 박 사장의 와이엔텍 지분율은 합병전 4.83%에서 합병 이후 9.16%로 상승했다.
2013년 와이엔쉬핑이 보유한 케미컬 탱커선을 인수했다. 계약금을 포함한 거래금액은 120억원이다.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인 와이엔쉬핑은 박 사장(지분율 70%)과 박 회장(30%)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와이엔텍은 2005년 탱커선을 처분하면서 중단한 해운사업을 재개했고, 박 사장은 84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16년 비에스쉬핑 인수도 마찬가지다. 와이엔텍은 비에스쉬핑 인수로 선박 3척을 추가로 확보했다. 비에스쉬핑의 주요주주는 호남진흥을 비롯해 와이엔텍의 특수관계자들로 구성됐다. 호남진흥의 경우 박 사장(50%), 박 회장(30%)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회사다. 와이엔텍은 비에스쉬핑 주주들에게 75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박 사장의 지분율은 2008년 호남레미콘 합병 이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지분율은 8.49%다. 2016년 와이엔텍의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됐고, 이후에도 수차례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들로 비춰보면 박 사장의 낮은 지분율을 풀어낼 실마리로 성광기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성광기업은 박 사장이 지분 60%를 보유한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로 2012년 1월 9일 설립됐다. 포스코의 외주협력사로 철강제품 크레인 운전, 이송, 야적 등의 서비스업을 주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라남도 광양에 본사를 두고 외주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성광기업의 실적이 최근 개선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2017년 매출 162억원, 영업손실 1억원을 기록했지만 2018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매출 196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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