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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한성숙 대표 연임될까 "결국 이해진 의중" 이사회 안건에 이사 추천 안건 없어 연임 무게…주총 전 재의결 가능성은 상존

서하나 기자공개 2020-02-03 08:04:1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털업계 최초 여성 CEO인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가 연임에 성공할까. 한성숙 대표의 임기가 올해 3월까지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사내이사 연임건이 올라오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사전고지 기간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2월 중에는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의되지 않은 것이나 유력한 대표이사 후보들이 타 계열사로 빠졌다는 점은 한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싣는 정황이다. 또 한 대표가 이끄는 동안 네이버의 재무 성과가 우수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해도 유임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고 주주총회 안건 의결까진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이해진 GIO의 의중이 한 대표의 연임을 결정짓는 절대 변수다.

네이버 제공.

한 대표는 2015년 1월부터 네이버 서비스총괄 부사장을 맡다가 2016년 10월 네이버 대표에 내정됐다. 2017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공식 취임하면서 네이버는 물론 포털 업계에서 최초의 여성 수장이 됐다. 앞서 네이버를 이끌었던 김상헌 대표는 경영 일선에 물러나 고문으로 남았다.

2017년엔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이어서 주주총회 5개월 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네이버가 올해 대표이사를 교체한다면 비슷한 일정으로 이사회 의결이 진행됐을 수 있다. 네이버는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도 신임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의결을 하지 않았다. 한성숙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네이버 안팎에선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차기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 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초대 대표를 맡기로 해 네이버 대표 이사 경쟁에서 사실상 물러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표의 성과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가 이끄는 3년 동안 네이버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연결기준으로 2016년 4조226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5조5869억원으로 39%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6조5934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보다 63% 증가하는 것이다.

사내독립기업 네이버페이가 분사하고 네이버쇼핑, 네이버웹툰 등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독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자회사의 잇따른 분사 및 성장 기대감에 한 때 시가총액 3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현금자산은 늘고 부채비율도 건전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6년 말 네이버의 보유 현금은 연결기준 약 2조9694억원이었는데 2018년 말에는 3조7675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 3조8424억원이다. 네이버는 풍부한 곳간을 활용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자회사 지원 등이 여유로운 상황이다.

네이버는 2016년 말 연결기준 부채 2조2410억원, 자본 4조1296억원 등으로 부채비율이 54.3%를 보였는데 2018년 말에는 부채 3조9320억원, 자본 5조9491억원으로 66.1%를 나타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늘었지만 2014년과 2015년 부채비율 88.9%, 93.2%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외형성장과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아든 셈이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네이버는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성장하는 동안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으나 감소세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2016년 영업이익 1조1020억원으로 27.4%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25.2%(영업이익 1조1792억원), 16.9%(영업이익 9425억원)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 7.9%로 한 자릿수를 찍기도 했다. 일본 자회사 라인이 간편결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한 탓이 컸다.

올해 3분기부터는 라인 실적이 연결에서 빠지면서 네이버 영업이익이 다시 30%대 근처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연간 2조가 넘는 라인 관련 마케팅 비용이 빠지는 대신 지분법 이익을 거둬들이면서 재무 건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대표의 임기 중 네이버 시가총액은 한때 3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당시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독립하면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약 8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대감이 부풀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20일 장중한 때 시가총액 30조2433억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연임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연임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연임이 힘들다는 말이 꽤 나왔다"며 "네이버가 가파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대부분 한성숙 대표 임기 전부터 해오던 사업이고 새로 시작한 사업 중에는 '웹툰' 정도를 빼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이 많다는 게 내부 평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알 수 없고 결국은 이해진 GIO의 의사대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그동안 사내이사의 선임, 연임 등을 결정하는 주주총회를 매년 3월 20일경 열었다. 만약 한성숙 대표가 연임할 경우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하다.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할 경우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2월 초엔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주주총회 안건을 이사회 의결로 확정지어야 한다. 주주총회의 사전고지 의무는 4주(권고사항)에서 2주(의무사항) 사이다.

한편 1967년생인 한 대표는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민컴에서 잡지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눔기술과 PC라인에서 일하다 엠파스에 창립 멤버로 합류해 검색사업 본부장을 맡았다. 엠파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매각되자 네이버의 전신인 NHN으로 옮겨 검색품질센터장, 서비스본부장, 서비스총괄 등을 지냈다. 2016년 네이버 대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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