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방산업 리포트]LIG넥스원, 통신사업 확장할까이노와이어리스 콜옵션 행사 가능성…악화된 재무상태 변수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31 07:50:49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에서 "2020년은 방산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정된 국내 시장 탓에 성장 한계를 맞은 LIG넥스원은 다른 방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신장비 전문업체인 이노와이어리스 지분 인수는 LIG넥스원이 비교적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는 신사업 선택지 중 하나다. 현재 5%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데다, 콜옵션을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면 경영권 확보도 가능하다. 이미 이노와이어리스는 LIG넥스원과 협업을 통해 군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다만 콜옵션 행사를 위한 LIG넥스원의 재무여력이 충분한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KCGI와 컨소시엄 통해 지분인수…군 통신 사업 함께 진행

LIG넥스원은 2018년 11월 당시 신생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였던 KCGI와 손잡고 이노와이어리스를 인수했다. 이노와이어리스 최대주주였던 정종태 대표이사가 보유한 지분(111만4727주·지분율 18.57%)을 279억원에 모두 사들이는 방식이었고, KCGI와 LIG넥스원은 이를 통해 각각 13.58%, 4.99%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KCGI는 이노와이어리스 최대주주에 오르는 동시에 대표이사 및 이사 3인을 지명할 권리를, LIG넥스원은 이사 1인을 지명할 권리를 가졌다.

당시 계약 중에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옵션계약이다. LIG넥스원은 KCGI가 보유한 이노와이어리스 지분 전량을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끼워 넣었다. 이 콜옵션은 2020년 11월 7일부터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LIG넥스원이 이노와이어리스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향후 LIG넥스원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LIG넥스원은 국내 군 통신과 감시정찰 분야에서 한화시스템과 함께 양대 축을 이루는 업체로, 이노와이어리스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여지가 많다.

LIG넥스원의 주력 사업은 유도무기지만, 감시정찰, 전자전, 지휘통신 분야에서의 매출도 상당하다. 2018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35%가 통신과 정찰분야에서 창출됐다. 게다가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경찰청의 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TRS) 구축 사업을 수주하고, 2018년에는 인천공항 고정형 전파장치 시스템을 수주하는 등 민수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말 LIG넥스원은 이노와이어리스, 솔빛시스템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군 통신 기술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오는 2020년까지 군 이동통신망의 네트워크의 최적화 및 복구작업 수행기술 등을 개발하며, 이는 이노와이어리스가 처음으로 방산분야에서 수주한 사업이다.

◇상장 이후 재무상태 지속 악화…재무여력은?

다만 LIG넥스원이 콜옵션 행사를 위해 충분한 재무여력을 갖추고 있는지 관심이 모인다. LIG넥스원은 상장 이후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겪으며 현재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2015년 1000억원을 넘어섰던 영업이익은 주요 사업종료와 무전기 사업중단 악재 탓에 2017년 31억원으로 급감했다. 2018년부터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293억원, 영업이익률 2.8%를 기록하며 여전히 예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KCGI가 보유한 이노와이어리스 주식은 81만5000주 가량이고, 지분 인수 당시 한 주당 가격이 2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LIG넥스원이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0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계산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IG넥스원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620억원으로 지분 인수를 위한 현금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된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적 부진에 더해 일부 사업 지체와 장기 프로젝트 진행 탓에 운전자본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차입금 규모도 불어났다. 2015년 555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67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차입금 역시 200억원에서 6100억원으로 늘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LIG넥스원은 군 통신과 감시정찰 분야에서 오랜 사업 경력으로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으며 이노와이어리스와는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