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고배당 '옛말'… 부채 감축 '집중' 배당성향 30% 이상, 부채비율 100% 이하로 낮출 계획
이아경 기자공개 2020-02-03 08:29:3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배당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올해 배당성향은 30%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나, 배당 총액 자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내년 7조원대 추가 투자를 앞두고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더 집중할 전망이다.에쓰오일은 31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4조3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고, 영업이익은 4492억원으로 29.8%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66.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2.5%에서 1.8%로 떨어졌다.
실적 부진은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정유부문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정유부문은 25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중국발 공급 증가 및 올해 IMO2020 시행에 앞서 고유황유(HSFO) 가격이 급락하며 정제마진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2달러로 국내 정유업계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석유화학부문과 윤활기유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27.3%, 14.1% 감소했다.
2018년에 이어 지난해 실적도 악화하면서 고배당 정책은 옛말이 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20일 공정공시를 통해 2019~2020년 배당성향을 30% 이상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연간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되는 배당금 총액(중간+기말배당금)비율을 의미한다. 에쓰오일은 다만 경영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도 5900원 대비 크게 축소된 75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33.9%, 배당금 총액은 874억원이었다. 에쓰오일이 작년과 비슷하게 올해 33%의 배당성향을 잡는다면 배당 총액은 약 285억원에 그치게 된다. 지난해 8월 주당 100원의 중간배당으로 지급한 116억원을 제외하면 남는 결산 배당 총금액은 169억원에 불과하다.
과거와 비교하면 에쓰오일의 배당은 대폭 축소된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중간배당과 연말배당 두번의 배당을 실시한다. 최근 10년간 대규모 적자였던 2014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50%대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특히 슈퍼사이클을 탔던 2016년과 2017년에는 총 배당금액만 연 7000억원에 달했다.
에쓰오일은 당분간 고배당 정책보단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2018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RUC·ODC 1차 프로젝트로 부채비율이 대폭 상승한 탓이다. 또 7조원이 투입되는 2단계 프로젝트도 앞두고 있어 재무 상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에쓰오일이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은 2017년 120.5%, 2018년 146.6% , 2019년 152.9%로 매년 상승세다. 순차입금도 2016년 5080억원에서 2017년 2조6530억원, 지난해 5조8250억원으로 급증했다. 자기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율 역시 2016년 7.9%에서 2018년 86.9%로 대폭 뛰었다. 지난해에는 89.4%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차입금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타킷으로 하는 부채비율 100% 이하를 충분히 맞출 수 있다"며 "2단계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부채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내년 상반기께 2024년 가동을 목표로 7조원을 투자하는 2단계 화학 프로젝트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에 착수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로만 보면 국내 석유화학 프로젝트 중 최대다. 에쓰오일 측은 "2021년에 (프로젝트 착수)하는 걸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파이낸싱 플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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