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칠전팔기 [금융 人사이드] 경기출신, 최원병 전 회장의 복심…감사위원 재직시절 조합원과 '교류' 주목
손현지 기자공개 2020-02-06 13:37:3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사진)이 4년만의 재도전으로 자산 400조원에 달하는 농협 조직을 이끈다. 이 회장은 경기지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최원병 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중앙회 감사위원직을 7년이나 지켰다. 재임시절 전국의 200만명이 넘는 단위 조합원 뿐 아니라 계열사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한 덕분에 이번 선거에서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으로 임기는 4년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 산하 3개 계열사에 대한 인사권, 예산권, 감사권을 쥐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 등을 통해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농협 경영 전반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더욱이 농협상호금융 업무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인물이다. 220만명의 조합원과 임직원 8만여명의 대표로서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등 경영 전반을 관할한다.
이 회장은 50년간 농협 생활을 하면서 요직을 선점해왔다. 고려대 고위자연자원정책과정을 수료하고,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 감사인 과정을 밟았다. 1971년 경기 성남 낙생농협에 입사한 뒤 상무와 전무를 역임했다. 1998년부터는 낙생농협 조합장 맡아 세 차례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는 농협중앙회 이사를 맡았으며 농협보험최고전략위원회 위원,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운영협의회 위원 등도 역임했다.
이 회장이 중앙회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는 오랜 감사위원장 이력이 꼽힌다. 2008년 최 전 회장 시절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무려 7년간 자리를 지켰다. 대표적인 최 전 회장의 '복심'으로 평가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 회장은 경북 경주 출신인 최 전 회장과 지역적 연결고리는 없었다"며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과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리더십을 인정받아 역대 감사위원장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직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장은 주로 조합장 출신에서 선출되는 자리로 그룹 내 요직으로 평가된다. 임기는 3년이며 예우 수준은 은행장과 상호금융대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주 회장(농협은행장)이나 농협중앙회장(상호금융대표)의 임명을 통해 등용되는 것과는 다른 특징을 지닌다. '아래'로부터 추대받는 직위인 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은 감사위원장을 지내며 금융지주, 경제지주, 상호금융 등 전반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며 "농협 내 커리어를 낙생조합에서 시작한 뒤 상무, 전무, 조합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라 현 조합장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번의 감사위원장 연임에 성공한 뒤 2016년 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 퇴임했다. 선거 당시 이 회장은 1차 투표에서 나란히 후보에 올랐던 김병원 회장을 앞섰다. 그러나 김 회장이 당시 최덕규 조합장과 공모해 사전 선거운동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 회장은 김병원 회장과 숙명의 라이벌 관계로 남아있다"며 "소송까지 갔던 당시 불법선거 정황을 계기로 중앙회장 선거유세 활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모든 후보가 투표 직전 동시에 공약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정한 절차가 추가됐다.
이 회장은 평소 서번트 리더십을 수행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평소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많이 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을 추구한다는 평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은 평소 산행이나 운동 등 체력관리에 관심이 많다"며 "소탈하고 솔직하며 유머있는 성격으로 직원들과의 유대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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