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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미얀마법인 전환할까…초기 진출효과 기대 [미얀마 은행업 3차 개방] ⑥로컬기업 여신비중 5% 목표, 포트폴리오 다변화 포석… 베트남 사업모델 벤치마킹

진현우 기자공개 2020-02-14 09:37:38

[편집자주]

국내 시중은행들의 마지막 신남방 격전지로 미얀마가 부상하고 있다. 미얀마는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은행업 문호를 개방한다. 특히 법인 설립과 리테일 금융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면서 국가별 경쟁양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저금리·저수익·저성장 ‘3低’ 시대에 봉착한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남방 진출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미얀마플라자 타워1엔 한국계 은행 ‘최초’ 타이틀을 가진 신한은행이 입점해 있다. 신한은행은 2014년 1차 은행업 개방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렸지만 재도전 끝에 영업 라이선스를 거머쥘 수 있었다. 당시 미얀마는 신한은행의 동남아시아 진출현황을 살펴보며 유의미한 시장영향력을 감안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신한은행이 1993년 일찌감치 진출해 외국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베트남 사례는 미얀마 감독당국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미얀마는 ‘포스트 베트남’으로 불릴 정도로 양 국가의 경제발전 속도는 꽤나 닮아있다. 신한은행도 글로벌 역량을 미얀마에 집중하며 제2의 신한베트남은행으로 만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왔다.

신한은행 양곤지점은 초기 개방시점보단 다소 완화된 규제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11월부턴 현지기업을 상대로 한 여신(대출)도 가능해졌다. 올해 1월 기준 신한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한국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육박한다. 나머지 7%는 현지 로컬기업이 아닌 외국계기업으로 이뤄져 있다.

금융업 발전 속도가 더딘 건 사실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외국계은행을 옥죈 영업규제가 완화되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아직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한국계기업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수신은 로컬·외국계기업이 약 30%까지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제한된 영업범위 탓에 아직은 미미한 시장지위에 머물고 있지만 초기 시장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도모할 계획이다.

◇법인 전환 신청, 7월부터 가능…‘3년 영업’ 단서조항 충족

미얀마 정부의 3차 은행업 개방은 기존 1·2차보다 예상외로 변화폭이 파격적이었다. 특히 법인 신청을 가능케 하면서 오랜 기간 영업라이선스를 기다려 온 외국계은행들의 참여의지를 자극했다. 기존에 지점 형태로 진출한 외국계은행들도 영업기간 3년을 채우면 법인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을 포함한 외국계은행들 모두 지점 한 개를 보유하고 있던 터라 영업력 확장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더욱이 소매금융이 막혀 있어 자국 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금융이 사실상 전부였다. 신한은행도 오는 7월 1일부터 신청이 가능한 법인 전환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인으로 전환하면 지점을 10개까지 확장할 수 있고 ATM기 설치도 가능하다.

특히 신한은행은 베트남이 2007년 WTO에 가입한 뒤 5개 외국계은행에 한해 선별적으로 진행된 현지법인 설립효과를 톡톡 본 선례가 있다. 물론 법인으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영업망이 촘촘하게 형성된 로컬은행과의 정면대결은 당장은 불가능하다. 다만 같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하는 외국계은행들 간의 경쟁은 누가 먼저 고객·시장을 선점하느냐 여부가 중요할 수 있다.

2016년 9월부터 영업을 개시한 신한은행은 이미 3년여 넘게 현지 시장에서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데이터가 쌓인 상태다. 현지 금융업과 시장에 대한 사전스터디가 충분한 만큼 법인 전환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로컬기업 여신 5% 이상 목표, 산업별 주요 타깃 고객군 분류

신한은행은 올해 여신 포트폴리오에 현지 로컬기업 비중을 최소 5% 이상 담아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로컬기업 영업이 가능해진 시점이 2018년 11월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영업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산업별 선도기업을 중점 타깃으로 분류해 영업력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현지 영업 규제로 아직까진 기업고객을 위한 인터넷뱅킹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법인 전환을 염두한 다각도의 디지털 전략도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고객 인터넷뱅킹은 국내·외 송금과 수출입업무, 환전 등 기업고객에 특화된 메뉴 위주로 구성돼 있다. 원거리 고객 등 지점방문이 쉽지 않은 고객들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한 개선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현지 로컬은행의 1년 정기 예금금리는 약 9% 수준이고, 대출금리는 12~13%로 알려졌다. 순이자마진(NIM)도 국내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만큼 미얀마 국민소득만 일정 궤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외국계은행의 경우 미얀마 화폐단위인 짯을 통한 수신조달은 막혀 있지만, 조금씩 규제가 완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신한은행이 법인 전환을 도모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양곤지점엔 신한은행 본사 주재원 3명을 포함해 총 36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재원이 현지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엔 별도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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