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열전]이지스, 종합운용사 안부럽다..영업수익 1000억 '육박'사모펀드 중심 설정액 15조 '목전'..자사펀드·벤처기업 등 고유재산 적극 활용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09 13:23:39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치고 부동산펀드 시장 1위로 올라섰다. 2010년 설립된 이후 햇수로 7년만이었다. 그 뒤로도 매년 설정액을 2조원 이상 꾸준히 늘리면서 전체 펀드 설정액을 1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키웠다.지난해는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를 큰폭으로 불렸다. 국내와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를 엇비슷한 수준으로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다. 2016년부터 전략적으로 확대해 온 공모펀드 누적 설정액도 어느덧 1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영업실적도 매년 경신했다. 지난해 거둬들인 영업수익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 시작했지만 외형과 실적만 놓고 보면 어느덧 종합자산운용사와 어깨를 견줄 정도다. 여기에 고유재산 투자를 강화하면서 사업영역도 넓히고 있다.
◇펀드 설정액 15조 눈앞, '고수익' 사모펀드 비중 93.37%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작년말 기준 14조6989억원이다. 거의 대부분이 부동산펀드 설정액이다. 작년에 비해서 3조1178억원 증가한 규모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로는 가장 크다. 시장점유율도 10%를 훌쩍 웃도는 수준으로 업계 1위다.
작년에는 특히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해외펀드 설정액은 2019년 한해 동안 2조591억원 불어났다. 국내 증가액 1조587억원과 비교하면 두배에 가까운 규모다. 펀드수로 살펴보면 국내펀드는 22개, 해외펀드는 25개씩 늘었다. 불과 3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더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전체 설정액 중에서 93.37%에 해당하는 13조7246억원이 사모펀드다. 주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설정한다. 양질의 부동산 물건이라면 자금을 모집하기도 한층 용이하며,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들이라 펀드 설정 작업도 한층 수월하다. 다만 운용보수가 높은 편은 아니다. 계약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시장에서는 코어 오피스 빌딩을 편입한 부동산 펀드의 운용보수가 통상 30bp 안팎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해외에 투자한 주요 부동산으로는 유럽 아마존 물류센터, 미국 댈러스 AT&T 본사 빌딩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 AT&T본사 빌딩 투자시에는 우선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AT&T의 중도해지 불가한 장기 임대차 계약을 기반으로 투자기간 중 안정적인 우선 배당을 수취할수 있는게 장점이다. 또 매각차익도 일부 공유할 수 있게 구조를 짰다.
지난해 사모펀드로 투자한 국내 부동산은 신사동 메인도로에 위치한 상업시설인 신사동 '가로골목', 서울 명동 초입에 위치한 'SK명동빌딩', 호텔, 상업시설, 전시장으로 구성된 복합몰인 '안녕 인사동' 등이 있다. 특히 가로골목, 안녕 인사동 등은 모두 이지스자산운용이 추진하는 공간 창출 비즈니스 사업의 일환으로 투자한 부동산이다.
◇공모펀드도 '증가세'..최근 3년 공모펀드 설정잔액 1조 돌파
사모 부동산 펀드에 비해 공모 부동산 펀드는 불특정 다수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일이라 절차가 한층 까다롭다. 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공모펀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운용사 중 하나다. 특히 사모펀드에 비해서 보수가 높다는게 운용사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의 공모 부동산 펀드 설정잔액은 9743억원으로 전년대비 65% 가량 증가했다. 공모펀드를 출시하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당시 총 4개 공모펀드를 설정해 총 1777억원을 끌어모았다. 2018년말 설정액은 5888억원으로 불어났고 작년말에는 9743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청산펀드를 포함해 설정했던 공모 부동산 펀드 설정액을 모두 합하면 1조원을 웃돈다.
지난해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펀드를 설정했다. 특히 유럽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설정해 인기를 끌었다. 편입한 부동산은 글로벌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20년간 장기 임차하는 물류센터다. 또 국내에서는 서울 목동 트라펠리스 스퀘어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부동산 펀드를 개인도 투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모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와 저변 확대에 기여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출시된 전체 부동산 공모펀드 39개 중 15개를 이지스자산운용이 출시했고 이는 전체 비중의 38%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실적 매년 경신, 고유재산 투자 확대
이지스자산운용은 압도적인 운용자산을 바탕으로 막대한 영업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거의 매년 사상최대 영업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영업수익으로 96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26.32%(201억원) 증가한 규모다. 전체 영업수익의 95%에 해당하는 922억원을 펀드운용보수로 확보했다.
영업보고서에 기재된 보수율 현황에 따르면 부동산펀드의 평균 운용보수율은 18bp 안팎이다. 대출형, 개발형 부동산펀드 운용보수율은 20bp를 웃돈다. 특히 실물 투자인 경우에는 매입보수 혹은 매각보수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다만 부동산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리스크도 큰 편이라 수익성만 놓고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영업수익이 커지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309억원, 28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69%, 39.27% 씩 증가했다. 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은 판관비로 빠진다. 작년 한해 발생한 판관비는 531억원에 달한다. 판관비율은 55%로 2017년과 2018년 판관비율이 50%를 밑돌았다. 해외펀드 설정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외펀드 설정액 증가분이 국내 증가분보다 많았던 2016년에도 판관비율은 53.5%를 기록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본업 뿐만 아니라 고유재산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영업보고서 상 나타나는 '단순투자' 목적의 고유재산 투자 규모는 42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 등에 투자돼 있다. 자사 펀드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연계된 벤처투자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성장추진팀을 신설하며 벤처투자 육성에 나섰으며 올초 벤처투자팀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2019년 9월 말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이 고유재산을 투자한 펀드는 약 60여개로 분산돼 있다. 만기기간, 투자지역, 상품특성의 다변화를 통해 관련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실시해 조달한 자금으로 고유재산 투자를 한층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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