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여행업]레드캡투어, 비워진 현금 곳간 채울 길 '막막'⑤렌터카 투자 '집중'…현금 수확기에 닥친 한파, 상환부담 배가
김선호 기자공개 2020-02-25 08:03:27
[편집자주]
경기 침체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서 활로를 모색해온 여행업계가 일본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녹다운 일보 직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여행사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여행업체별로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 내 상환 차입금 928억원, 보유 현금 55억원'여행업과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레드캡투어의 ‘차입금 상환 능력’이 코로나19 한파로 인해 꽁꽁 얼어붙고 있다. 특히 턱없이 부족한 현금 여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레드캡투어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5%, 37.3% 증가한 2587억원, 349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7.9% 증가한 222억원을 기록했다.
레드캡투어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여행업보다는 렌터카 사업 덕이 컸다. 렌터카 사업은 레드캡투어의 총매출 중 8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에서는 56.3%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여행업은 물론 렌터카 사업에도 한파를 몰고 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나 ‘현금곳간’은 축소
레드캡투어는 매출 성장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지 않아 고민이 컸다. 레드캡투어 영업이익은 2014년 265억원을 기록한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196억원까지 감소하다 2018년에 이르러서야 255억원으로 올라섰다. 2018년에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된 배경은 렌터카 사업의 수익성 개선 덕분이다.
레드캡투어는 작년 렌터카 사업 운영 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차량대여부문과 차량매각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레드캡투어 측은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약 1700대 차량을 매입해 렌터카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렌터카 사업에 잇따른 투자를 이어나감에 따라 현금곳간은 비워졌다. 레드캡투어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과 유동금융자산 합산)은 2014년 442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55억원으로 축소됐다. 6년 새 87.4% 감소한 수치다.
레드캡투어는 렌터카 사업확대, 여행사업 흑자경영 유지를 통해 올해 대규모 현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다 최근 여행업에서 발생한 리스크로 성장 발목이 잡혔다. 사업 수익으로 비워버린 현금곳간을 채우려고 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1년 내 차입금 상환 ‘928억’ 부담
현금곳간이 지난해 대폭 축소된 가운데 차입금 상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레드캡투어의 단기차입금은 82억원이다. 여기에 장기차입금 중 846억원의 상환 일자가 다가오고 있다. 레드캡투어가 1년 내 상환해야 되는 차입금이 총 928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작년 레드캡투어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222억원이다. 이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모두 활용한다 해도 유동성 장기차입금을 갚을 수는 없다. 현금성자산(55억원)까지 모두 끌어 모은다 해도 당장에 차입금을 상환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재가 레드캡투어의 현금 창출 능력을 저하시킴에 따라 차입금 상환의 애로는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악재로 인해 레드캡투어는 작년과 같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특히 여행업은 레드캡투어의 영업이익 중 43.7%를 책임지고 있다. 올해 여행업의 수익성 저하가 기정사실화된 것을 감안하면 이미 절반 가량의 영업이익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레드캡투어는 B2B의 여행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코로나19로 인한 한파 영향이 덜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차입금 일부를 갚은 만큼 이자비용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레드캡투어의 여행업은 B2B 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만 잠잠해지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렌터카 사업의 수익성이 강화된 만큼 차입금 상환 능력에는 이상이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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