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코스맥스 오너 2세 이병만·이병주 부사장, 경영 승계 본격화올해 보직 이동 후 등기임원까지…장남 사업회사·차남 지주사 이사회 입성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27 07:18:4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그룹 이경수 회장의 장·차남이 내달 각각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코스맥스BTI)와 사업회사 코스맥스 이사회에 나란히 입성한다. 작년 말 승진 인사에 이은 이사회 등기로 두 형제의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그룹은 내달 주주총회를 열고 장남 이병만 부사장과 차남 이병주 부사장을 각각 코스맥스, 코스맥스BTI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앞으로 두 형제는 각 이사회에서 그룹 경영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연년생 형제가 그룹 임원진에 합류한 것은 7년여 전이지만 이사회에 입성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두 부사장의 이사회 등기는 다양한 경영수업을 받는 과정"이라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형제는 작년 연말 임원 인사에 따라 보직을 옮긴 상태다. 이병만 부사장은 코스맥스BTI 기획조정실 및 해외영업 총괄 부사장에서 코스맥스의 국내 마케팅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보직 이동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력을 중국 등 해외 영업과 마케팅에서 쌓아왔지만 올해부터는 국내 사업을 들여다보게 된다.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코맥스NBT의 미국 신사업을 오래 돌봤던 이병주 부사장은 올해부터 코스맥스 미국법인 대표로 이동했다.
형 이병만 부사장이 코스맥스, 동생 이병주 부사장이 지주사 코스맥스BTI 이사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출발선을 끊은 것은 각자 경영 수업을 받아온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병만 부사장은 주로 화장품 본업에서 한국·중국을 거점으로 전문성을 쌓아왔다. 이 부사장이 코스맥스에 입사한 2005년은 코스맥스그룹이 국내 ODM업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던 해였다. 그는 중국 태스크포스팀에 들어가면서 코스맥스차이나 설립부터 참여했고, 이후 중국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2014년 코스맥스차이나에서 마케팅 상무로 승진하면서 첫 임원 뱃지를 달았고, 2016년 전무 승진했다. 이후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2018년 말까지 기획조정실과 해외마케팅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올해부터는 코스맥스 국내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동생 이병주 부사장은 미국 미시건 대학교에서 MBA를 졸업한 후 2008년 입사 이래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코스맥스NBT의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코스맥스NBT가 코스맥스BTI 종속법인이기 때문에 지주사 이사회가 처리하는 안건들과 상관도가 높다. 올해부터는 건기식 사업에서 손을 떼고 코스맥스USA 대표를 맡아 미국 오하이오와 뉴저지 법인을 오가면서 근무한다. 한국 지주사의 상근 이사로는 활동하지 못해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코스맥스BTI와 코스맥스 이사회는 새롭게 발을 딛는 2세 등기임원을 비롯해 일부 장기 연임 사외이사 교체가 함께 단행된다. 오랫동안 부동이던 이사회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BTI 이사회는 이병주 부사장 신규 선임에 따라 6인 체제로 개편된다. 현재 이사회는 이경수 회장과 배우자인 서성석 회장, 문성기 부회장과 함께 황영일·고광세 사외이사 등 5인으로 구성돼 있다. 내달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서성석 회장 재선임안까지 통과되면 지주사 이사회는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가족 이사회'가 될 예정이다. 고광세 감사위원과 황영일 사외이사는 내달 각각 4연임, 2연임 임기가 만료돼 이완경 감사 후보, 이봉진 사외이사 후보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코스맥스 이사진도 이병만 부사장 합류로 인해 확대된다. 현재는 이경수 회장과 김재천 부회장, 최경 부회장과 이완경·이상우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된 5인 체제다. 내달 주총에서는 이병만 부사장 신규선임안과 함께 임기가 만료하는 이경수 회장·최경 부회장의 재선임안이 함께 상정된다. 2연임이 끝나는 이상우 사외이사 자리에는 방용원 EY한영 부회장이 들어온다.
한편 이경수 회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74세다. 1992년 화장품 연구개발 생산업체 코스맥스를 설립한 이래 30여년간 대표로 재직해왔다. 이병만·이병주 부사장은 1978년, 1979년 연년생으로 올해로 그룹에 입사한지 각각 16년차, 13년차가 된다. 지분 승계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형제가 보유한 지주사 지분은 각각 3%, 2.8%로 아직 이경수·서성석 회장이 대부분의 지분(43.7%)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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