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가스 도전장' 한솔케미칼, 과점체제 깰까 솔머티리얼즈 설립, SK·원익·후성 '3강' 구도 맞서…공급망 확보 과제
조영갑 기자공개 2020-02-28 11:13:2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케미칼이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특수가스 사업부문에 도전장을 던졌다. 반도체 패키징 및 소재부품 업체인 하나마이크론으로부터 특수가스부문 사업장을 양도받아 신설 자회사 '솔머티리얼즈'를 설립한 것이다. 솔머티리얼즈는 향후 특수가스 제조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자회사 솔머티리얼즈를 신설하고 하나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부문 사업장을 인수한다. 사업양수대금은 143억원 수준이다. 신설되는 솔머티리얼즈 지분은 한솔케미칼이 70%를 보유하고, 특수가스부문 사업장을 양도한 하나마이크론 측도 출자해 지분 30%를 취득한다. 하나머티리얼즈는 하나마이크론의 자회사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TSMC 등 주요 파운드리가 반도체 생산량을 늘려가고, 식각용 특수가스의 수요가 급증하자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수가스의 경우 진입장벽과 초기투자 비용이 높지만, 공급망을 확보하면 큰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는 영역이다.
솔머티리얼즈는 오창에 위치한 특수가스 사업장을 기반으로 에칭(식각)이나 증착에 사용되는 고순도 퓨어 가스(Pure Gas, 정제가스)와 광원으로 사용되는 레이저믹스 가스(Laser Mix Gas, 혼합가스) 등의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오창 사업장에선 N2O(아산화질소), Si2H6(디실란), NO(산화질소), HBr(브롬화수소), CF4(사불화탄소) 등의 정제가스와 H2 Mix, Si2H6 Mix 혼합가스 등 10종 이상의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한솔케미칼은 이번 사업 양수로 고순도 과산화수소에 국한돼 있던 반도체 에칭제(에천트) 부문을 건식에칭 부문으로 늘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한솔케미칼은 현재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에칭 및 세정용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과산화수소의 매출 편중이 큰 편이다.
한솔케미칼은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 3011억원 가운데 42%(1263억원) 가량을 과산화수소 관련 사업부문에서 벌어들였다. 한솔케미칼 관계자는 "과거 주 수요처였던 신문용지, 섬유부문은 수요가 정체돼 있지만 최근 삼성, SK하이닉스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면서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수가스 사업양수를 통해 매출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가스 시장이 SK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 후성 등 3개 업체의 과점체제로 구축돼 있다는 점은 한솔케미칼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업을 양도한 하나마이크론과 하나머티리얼즈 역시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하지 못해 고전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특수가스 사업부문에서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 75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체 매출(1210억원)의 6.21% 수준에 불과하다.
NF3를 최초로 국산화한 SK머티리얼즈는 NF3, WF6, SiH4 등 특수가스로만 2019년 3분기까지 3802억원의 매출과 8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룹 관계사인 SK하이닉스향 매출비중이 크다.
100여 종의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원익머트리얼즈는 솔머트리얼즈와 특수가스 생산품목이 다소 겹친다. 아산화질소, 디실란, F2 Mix 레이저가스 등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납품하면서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 1288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공정용 에칭가스인 C4F6(육불화부타디엔)을 독점 생산하는 후성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특수가스를 공급하면서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액 1908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한솔케미칼은 비교적 틈새시장으로 분류되는 브롬화수소, 디실란, 레이저 믹스 가스 등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공급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해외 신규 공급망의 Qual(품질인증)을 획득해 새로운 거래처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기존 하나머티리얼즈가 영위하던 특수가스 사업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솔케미칼이 기존 구축하고 있는 울산, 전주의 대규모 화학설비의 생산능력(capa)를 활용해 신규 공급망을 확충한다면 특수가스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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