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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김정기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매트릭스' 구심점④그룹 자산관리, 글로벌, CIB 총괄 중책…은행 부문장 경험, 큰 그림 보는 '전략통'

이장준 기자공개 2020-03-16 10:58:27

[편집자주]

우리금융에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고 말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과 관치 외풍, 지주사 해체와 재출범, 채용비리 사태로 빚어진 경영 공백, 최근 DLF 사태까지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성장하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바로 우리금융 위기극복 DNA의 핵심이다. 이곳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새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카드·종금·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자산신탁 등 5개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금융그룹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회사를 인수하는 것 만큼 편입한 자회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새로 만든 사업관리부문이 그 역할을 맡는다.

김정기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사진)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협업체계 구축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룹 '매트릭스(Matrix) 체제'의 구심점이다. '전략통'인데다 은행 부문장 시절 여러 부서를 아우른 경험이 있어 주요 자회사의 추진사업과 성장전략을 꼼꼼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WM·글로벌·CIB 산하에 둔 '공룡조직'…매트릭스 총괄, 자회사 성과 모니터링

출범 2년차를 맞은 우리금융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그룹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지주사에 사업관리부문을 새로 만든 게 대표적이다.

사업관리부문은 우리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은행, 카드, 종금 등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성과를 분석,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지주사답게 본격적으로 자회사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지주 내에서 가장 큰 '공룡 조직'이다. 산하에 자산관리총괄, 글로벌총괄, CIB총괄을 비롯해 사업관리부 등 5개 부서를 배치했다. 사업관리부를 제외하면 모두 원소속이 은행인 매트릭스 조직이다.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은 성격이 다른 각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방안은 물론 장기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의 진행단계를 꿰고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큰 그림'을 그릴 줄 알고 관리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필요한 자리다. 우리금융은 여기에 김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전략통'으로 통한다. 1989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한 이후 2004년 중소기업전략팀 부부장을 시작으로 영업기획팀에서 수석부부장까지 지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전략기획부 부장을 역임했고 2015년에는 개인영업전략부를 이끌었다.

비단 이력뿐만은 아니다. 김 부사장과 함께 일해본 직원들은 팀장·부서장 회의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형 포스트잇' 일화를 들려준다. 회의 때 나온 내용을 화이트보드처럼 대형 포스트잇에 쭉 적은 뒤 뜯어서 가져간다.

평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수시로 적어두는 습관도 있다고 한다. 대형 포스트잇은 사무실에 붙여 부서원들이 수시로 보고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비전과 전략을 숙지하도록 하는 그만의 노하우인 셈이다.

◇다양한 그룹 총괄한 은행 부문장 경험, 탁월한 관리능력

김 부사장에게 사업관리부문을 맡긴 건 앞선 은행 부문장 경험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영업부문과 영업지원부문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그룹들을 배치했다. 그는 2018년부터 영업지원부문장을 맡으며 △HR그룹 △자금시장그룹 △업무지원그룹 △디지털금융그룹 △IT그룹 △정보보호그룹 등 6개 그룹을 통솔했다.


당시 그는 HR그룹장을 겸하면서 경력개발경로(CDP, Career Development Path) 강화를 진두지휘했다. 직무를 전문직무그룹, 지원직무그룹, 영업지원그룹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직원들이 선택하게 하는 식이다. 기존에 다소 형식적으로 운영된 CDP의 전문성을 높였다.

김 부사장은 우리은행의 안방살림을 도맡고 여러 부서를 아우르면서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영업과 전략 쪽에도 일가견이 있어 앞서 차기 우리은행장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올라 권광석 내정자와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당시 그의 영업과 인사 전반에 걸친 업무 능력을 높이 샀다고 평했다.

그가 이끄는 사업관리부문은 지주사 체제를 확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년차 우리금융이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다른 금융지주사처럼 확장할 때"라며 "추후 증권사, 보험사 등을 인수할 텐데 이때 협업 체제의 컨트롤타워가 사업관리부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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