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NH농협은행장 후임은…이성희 라인 '급부상' '경기'+'영남' 출신 인사 물망…온길수·손병환·이강신·이창호 등 눈길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05 09:05:2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차기 행장 후보에 이목이 쏠린다.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후보자를 현·퇴직, 내·외부 출신 등으로 한정 짓지 않고 폭넓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4일 행장 선임을 위한 1차 임추위가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측근들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농협금융 관계자는 3일 "임추위에서 CEO경영승계절차부터 후보 선임 방법을 모두 논의한다"며 "다만 차기 은행장 후보 범위를 현직으로 한정짓거나 내·외부 인사 등 기준을 따로 정해두지 않을 것"라고 말했다.
이 행장의 갑작스런 사퇴 결정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교체에 따른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이런 해석의 근거는 아이러니하게도 작년 말 이 행장의 연임과 결부돼 있다. 당시 이 행장은 역대 농협은행장의 '2년 임기'라는 관행을 깨고 연임에 성공했지만 당시 후문으로는 인사가 '꼬였다'는 평이 많았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작년 11월께 차기 행장 선임 시기가 김병원 전 회장이 임기를 종료하기 전이었다"며 "임추위도 김 전 회장의 총애를 받던 이 행장을 교체하기 어려웠고 이에 따른 계열사 CEO 간 연쇄 인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유력한 행장 후보였던 최창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이 행장의 연임으로 2년 임기가 끝난 오병관 농협손보 대표 후임으로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농협금융 임추위는 농협생명보험·농협캐피탈·농협손해보험·농협은행 등 4개 계열사의 수장직 선임 논의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번 차기 행장 인선도 이 회장의 의중이 배제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농협금융지주 임추위도 얼마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해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차기 은행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먼저 농협 내부적으로 경기 지역 출신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이 경기도 성남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역적인 공통점을 지닌 임원들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권준학 농협은행 부행장(경기)이 농협중앙회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지준섭 상무와 맞트레이드 인사를 단행했던 것도 경기도 출신 인사 챙기기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영남 지역 임원들도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이 감사위원장 시절 영남권의 네트워크를 두텁게 쌓은 덕분에 올해 초 영남 조합장들의 지지에 힘입어 중앙회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선출직'이다 보니 지역안배를 고려한다해도 상대적으로 지지를 해준 지역에 더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밖에도 이 회장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유력 행장후보로 거론된다. 농협은행 온길수 감사국장의 경우 이 회장 감사위원장 시절 7년 동안 수행비서를 지내온 최측근 인물이다. 사실상 감사위원장직이 농협중앙회 내에서 회장 다음, 2인자로 꼽히는 '요직'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서포트 역할을 굳건히 해준 온 국장의 역할도 컸다는 해석이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도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손 부사장은 1962년생 경남 진주 출신으로 중앙회에서도 스마트금융부장, 기획실장 등을 거친 이력이 있다. 손 부사장은 현직 프리미엄까지 고려해 후보 범위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농협지주 부사장직은 지주 회장 뿐 아니라 농협중앙회장의 촉망을 받는 인물들로 선임돼 왔다는 점이 주요 근거가 된다. 지주 부사장은 농협중앙회-농협금융 소통의 가교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특성상 중앙회와 지주를 두루 거치며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온 인물들이 배치되곤 한다.
농협 내에서 지주 부사장은 계열사 CEO 직무를 수행하기 직전 관문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전임자들이 농협은행장(김주하, 이경섭)과 농협손해보험 사장(오병관, 최창수)으로 영전한 점이 근거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차기 행장으로 이강신 NH투자증권 수석부사장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부사장은 1960년생 충남 출신으로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2017년 말 농협은행장 인선 때도 강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른 바 있다. 2019년부터 NH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올해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이창호 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의 이름도 하마평에 오른다. 이 전 부행장은 경남 출신 인물인데다가 작년 말 임기 1년를 마치고 퇴임한 뒤 거취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직전 보직의 특징상 은행 안에서 이 행장과 독대를 가장 많이 했던 인물인 만큼 은행장 임무 수행에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이 전 부행장은 매해 은행장 유력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인 만큼 재부각되고 있다. 은행 내부적으로도 마케팅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거치며 폭넓은 식견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 부산지역에서 연고 배경을 다져온 인물이다.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파견근무를 했던 이력도 있다.
농협금융은 내달 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도 앞두고 있어 당분간 적잖은 인사 폭풍이 예상된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4월 2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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