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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코로나19, SK이노베이션 전지사업 확장 암초 될까50억달러 美 투자 위한 자금 조달 계획 영향 있을지 주목

박기수 기자공개 2020-03-04 13:14:4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확실성'은 모든 기업이 기피하고 싶어하는 요소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대형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LG화학과의 분쟁, 완성차 시장의 동향 등 불확실성을 안고 지내던 SK이노베이션이 또 하나의 변수를 만났다. 코로나19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이후부터 회사채 발행과 차입금 조달을 통해 배터리 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해왔다. 2018년에는 네 차례에 걸쳐 원화사채와 외화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약 8000억원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을 조달했다. 미국 조지아 주에 배터리 제2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등 글로벌 대표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서 입지를 다지려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변수가 되는 이유는 자금 조달 계획을 바꿀만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생산 중단 등의 악재가 덮칠 경우 실적 하락으로 신용등급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업황 부진과 재무 부담 확대로 신용등급과 수익성이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는 각각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Baa1에서 Baa2로 하락시켰다. 수익성 역시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2.5%에 그쳤다.

한 신용평가사는 "코로나19가 아직 기업이 자금 조달을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면서 "다만 전염병 여파로 공장이 멈추면 현금흐름 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실적 하락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S&P의 경우 미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기업의 CFO들에게 현금흐름 변화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과, 공장 가동이 멈출 경우의 시나리오 등에 대한 소통 작업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문제는 아직 SK이노베이션이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 조달을 충분히 해놨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말 별도 기준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자산은 3473억원이다. 총차입금도 1조6990억원으로 2018년 말(1조7011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미국에 총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쓰겠다고 공언한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업계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획했던 시기보다 빠르게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 신용평가사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금 조달을 할 때 자사 상황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의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전기차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부수 사업인 배터리 사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모든 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선택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섣부른 자금 조달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기준금리 및 미 연준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 차원에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자금 조달에 대한 비용도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여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이슈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명영 부사장의 머릿속이 보다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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