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CD' 인연 라이노스, 운용사 이어 증권사 설립 [인사이드 헤지펀드]국내 상품 공급 다양화 기대…펀드 편입자산 발굴, '운용-증권' 시너지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09 08:22:0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몽골 증권업 진출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가 처음으로 해외 증권사를 설립한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지난해 운용업 진출에 이어 올해 증권업까지 발을 뻗치면서 몽골 사업을 한층 더 확대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현지법인으로서 운용사나 증권사는 궁극적으로 차별화된 현지 상품을 발굴해 국내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애초에 증권업을 키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현지 상품화 과정에서 운용업만으로 한계가 있었고, 결국 직접 증권사를 설립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자본금 2억4000만원을 투입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해 12월 몽골금융위원회 (Financial Regulatory Committee)로부터 현지 증권사 설립에 대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 올해 2월 몽골증권거래소 (Mongolian Stock Exchange) 정식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현지에서 증권업을 개시했다.
증권사 구성 인력은 법인장을 포함해 총 6명이다. 회계, 법률 실사를 담당할 회계사와 변호사를 비롯해 딜러, 브로커 애널리스트 등 모두 현지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현지에서 '딜 소싱-실사-구조화' 등 금융자산을 상품화하는 전과정을 소화한다.
국내 헤지펀드가 해외에 증권사를 설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몽골은 국내 다른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뛰어들만한 요충지는 아니다. 현지에서 금융투자업을 키울 정도로 시장도 크지 않을 뿐더러 제도적 여건도 미비한게 사실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몽골에서 증권업을 개시하기에 앞서 운용업을 먼저 시작했다. 2018년 몽골법인(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4월 외국계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몽골 금융당국으로부터 운용업 인가를 받았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그동안 몽골에 관심을 가져왔던 건 현지에서 발굴한 고금리 우량자산을 국내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7년부터 몽골산업은행 달러(USD)표시 양도성예금증서(CD), 몽골 교환사채(EB), 달러표시 단기 회사채 등 다양한 몽골 자산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을 국내에 소개했다.
특히 몽골산업은행 CD는 없어서 못팔정도로 국내에서도 흥항몰이를 했다. 이 상품은 6개월 만기로 연금리 6.5%를 제공했다. 한국 시중은행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었다.
몽골 자본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다 보니, 교환사채, 달러표시 단기 회사채 발행 등 모든 딜이 '최초'의 사례였다. 문제는 '딜 소싱-실사-구조화' 등 일련의 상품화 과정을 믿고 맡길 현지 증권사가 없다는 점이었다. 특히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채권 등을 직접 소싱하거나 구조화해 본 경험이 없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운용사까지 설립한 상황이라 협업할만한 증권사가 필요했다. 딜소싱 등이 가능한 증권사가 펀드에 편입할 자산을 공급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고민 끝에 자체적으로 증권사를 설립해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금융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내재화하기로 했다.
증권사 설립으로 국내에 한층 더 다양한 상품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몽골에서 운용업과 증권업을 모두 아우르면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사를 통해 상품화 역량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자 대상 달러표시 몽골 국채·공사채 중개나 현지 우량기업 대상 메자닌 채권·회사채 발행 주선 업무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이미 현지 자본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몽골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회사채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 벤처캐피탈과 같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은행 예금에 의존하는 몽골 현지 투자자 대상으로도 다양한 대안자산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수년간 지속된 시중은행 예금금리 하락에 따라 자산운용에 대한 니즈는 꾸준히 증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화 표시로 발행된 몽골 국채나 몽골주택금융공사 채권 중개를 통해 현지 시중은행 달러예금과 비교해서도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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