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예상 깬 심사결과…1.4점 차의 승리?롯데·신라·신세계 3강 제친 현대百면세…'깜깜이 심사' 논란
김선호 기자공개 2020-03-12 09:05:4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발주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국내 면세시장 3강(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을 제치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패션·기타(DF7) 영역을 차지하는 이변이 생겼다. 인천공항이 입찰심사에서 60%를 차지하는 사업능력 평가보다 입찰가(40%)로 당락을 결정지은 것으로 분석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 패션·기타 영역인 DF7에 579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보다 20억원이 적은 약 559억원을 베팅했다. 이를 평가점수로 환산할 시 양사간의 점수는 1.4점 정도의 근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번 입찰에서 당락을 결정 짓는 사항은 사업능력 평가였다. 업계는 사업능력 평가에서 공항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흑자경영 중인 신세계디에프가 현대백화점면세점보다 고득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의 예측과 달리 인천공항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손을 들어줬다. 사업능력 평가 요소로 보면 신세계디에프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으나 인천공항이 입찰가를 높게 써낸 현대백화점면세점에게 고득점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공항의 입찰 평가는 사업능력 60%, 입찰가격 40%로 구성된다. 특히 패션·기타 DF7은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영역으로 인천공항이 신경을 쓰는 점포다. 인천공항은 RFP(입찰제안서)를 통해 국내 주요 면세점의 럭셔리 브랜드 가치 순위 30위(공항공사 별도 제시) 내 브랜드에 대한 입점제안을 권장하며 브랜드의 입점 확약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당초 입찰 평가는 입찰가보다는 사업능력 평가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합산점수가 동일한 제안자가 2인 이상일 경우 사업능력 평가점수가 높은 제안서를 우선순위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사업능력 배점 항목 순서는 △상품 및 브랜드 구성계획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 매장운영 계획 △경영상태·운영실적 △매장구성 및 디자인·설치계획 △투자 및 손익 계획 순이다.
이러한 인천공항의 RFP 사항을 볼 때에 신세계디에프는 사업능력 평가의 고득점을 기대할 수 있었다. 신세계디에프는 2016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개점한 뒤 2017년 흑자경영을 이뤄내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으며 국내 면세시장 3강으로 도약했다.
2018년에는 호텔롯데, 호텔신라, 두산을 제치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향수·화장품, 탑승동), DF5(패션·기타) 영역을 모두 차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당시 신세계디에프는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점수(인천공항 점수 50% 반영) 1000점 만점 중 DF1 879.57점, DF5 880.08점으로 최고점수를 받았다.
실적에서도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차이는 크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688억원, 영업적자 74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디에프의 지난해 매출은 3조1277억원, 영업이익 1116억원이다.
그러나 이번 인천공항 입찰에서 신세계디에프는 적자경영 중인 현대백화점면세점보다 점수가 뒤처졌다. 세계 3대 명품(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을 시내면세점에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공항 면세점을 운영해본 신세계디에프로서는 심사 점수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입찰 심사 이전부터 입찰가로 인천공항이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심사'라는 지적이 있으나 입찰을 따내야 하는 면세사업자로서는 불만을 토로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이번 인천공항 입찰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승기를 점한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최종적인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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