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선데이토즈, 위기 속 빛나는 절세 리더십고용 따른 세액공제로 유효세율 4% 기록…민광식·이미건 두 CFO 작품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12 08:03:1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5: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 회사는 아무래도 개발자 중심이다 보니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이 부각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한 게임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천재 개발자 한 명이 기업 전체를 먹여살리는 일이 많은 게임 업계에서 무게 중심은 개발로 쏠린다. 일반 제조업에선 재무라인이 막강한 파워를 갖지만 게임업계는 개발실의 위세가 더 강하다.
하지만 게임사에서도 CFO의 역할이 부각되는 시기가 있다. 바로 흥행작 발굴을 위해 긴 시간을 감내해야 할 때다. 이 기간 회사를 얼마나 오래 지탱할 지를 결정하는 힘은 결국 '자금 관리 능력'에서 나온다.
선데이토즈는 제2의 '애니팡' 발굴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다. 최근 몇 년 수익성이 나빠졌지만 오히려 더 많은 인력을 채용했다. 채용으로 늘어난 부담을 덜어준 것은 바로 '세금'이었다. 민광식 전 CFO 이사(현 대외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와 이미건 현 CFO 이사는 세액감면 제도를 활용해 유효세율을 4%까지 낮추며 보릿고개를 넘었다. 선데이토즈는 올해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신작을 내놓으며 수확을 준비하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최근 5년간 평균 유효세율 17% 안팎을 부담했다. 이 기간 연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항목으로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를 거두면서 과세표준 22% 구간에 포함됐다. 연간 평균 5% 정도의 절세 효과를 거둔 셈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대부분 고만고만한 유효세율을 부담했으나 2017년 유독 4%대의 낮은 유효세율을 기록했다. 그해 선데이토즈가 부담한 법인세 비용은 6억원에 불과했다. 과세표준(22%)대로면 법인세가 약 33억원에 이르러야 했지만 무려 26억원을 아꼈다. 2019년 말 경영지원, 마케팅, 영업, 개발을 통틀어 총 290여명 인력을 보유한 선데이토즈가 연봉 1억급 개발자를 26명 채용할 수 있는 규모다.
적용세율(24.2%) 6분의 1수준 유효세율을 부담한 것은 실적 악화에 따른 이연법인세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은 '채용'에 따른 세액감면 효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데이토즈는 2017년 세액공제 항목으로만 무려 16억원, 그밖에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약 10억원을 아꼈다. 선데이토즈는 2016년 39명에 불과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2017년 129명으로 늘리면서 고용창출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았다. 국세청은 '고용창출 등 투자세액공제'를 실시한 중소기업에 커다란 세액감면 혜택을 부여했다. 2018년 인력 규모는 150명으로 다시 한번 뛰었다.
선데이토즈는 "2017년과 2018년 2년에 걸쳐 개발 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세액공제 항목이 많이 발생했다"며 "그 당시 회사는 채용과 함께 조직개편을 시행하고 신작 개발에 더욱 몰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데이토즈는 인력을 대거 채용한 직후인 2017년 10월과 2018년 1월 각각 '스누피틀린그림 찾기'와 '위베어베어스퍼즐'을 출시했다. 두 게임은 모두 선데이토즈가 오랜만에 내놓은 후속작이자 '제2의 애니팡'에 견줄만한 기대작으로 평가됐다.
이 기간 개발 인력 충원과 절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주인공은 바로 민광식·이미건 전 현직 CFO(이사)였다. 민광식 이사는 충북대 회계학 학사를 받은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IR 팀장 등을 거쳐 2014년 선데이토즈 CFO를 맡았다. 현재는 선데이토즈에서 IR을 비롯해 홍보, 법무, 커뮤니케이션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미건 이사는 경희대 회계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줄곧 굵직한 기업 'CFO'를 도맡은 재무통이다. 아이리버와 시노펙스 CFO를 거쳐 현재 선데이토즈에서 재무, 회계, 자금을 총괄하는 재무담당이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의 바통 터치는 2018년 이뤄졌다. 민광식 이사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 가깝다면 이미건 이사는 좀 더 재무 회계 분야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에 가까운 리더다. 2018년부터 선데이토즈가 한 번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는 뜻이었을까.
실제로 선데이토즈는 이 기간 게임을 집중적으로 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애니팡4'를 포함 '파워퍼프걸',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검볼', '위 베어 베어스 : 곰 브라더스' 등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총 5종의 신작을 출시한다. 연간 신작 출시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선데이토즈는 2009년 '애니팡'으로 하루 최대 이용자 수 10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2013년 11월 하나그린스팩과 합병으로 우회상장한 이후 2014년 매출 1441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순이익 483억원 등을 거두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각각 42.3%, 33.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15년 애니팡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매출 844억원, 영업이익 27억원, 순이익 43억원 등을 거두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2%, 5.1% 수준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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