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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미국 암학회 취소, 바이오주 공매도 타깃이 됐나"AACR 참석업체 중심으로 가격 폭락"…패닉셀에 바이오 테마도 무용지물

민경문 기자공개 2020-03-16 08:10:1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야말로 패닉셀(panic sell)이다. 시장은 사실상 붕괴 직전이다. 당국도 속수무책이다.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매도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테마 수혜(?)를 입기도 했던 제약바이오주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치료제, 진단키트 등의 R&D 호재는 반짝 효과에 그치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암연구학회(AACR) 연례회의의 연기 결정을 인지한 공매도 세력이 대거 물량을 던지면서 일부 바이오업체의 주가 하락을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4월로 예정된 미국 AACR 연례회의 취소가 결정된 건 지난 10일(현지시각)이었다. AACR은 항암제 타겟 단백질의 특성 규명과 물질의 기전, 동물모델을 통한 전임상 데이터 등 초기 연구단계에 대한 기술들이 주로 소개되는 학회다. 2019년에도 AACR에서 국내 15개 기업들이 22개의 포스터를 발표한 바 있다. 학회 측은 연말로 일정 연기를 계획 중이며 코로나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은 11일 국내 바이오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한양행, 종근당, 제넥신, 오스코텍, 엔지켐생명과학,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AACR에 참가해 임상 결과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참가업체들 중 상장사들의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증시에서 제넥신과 오스코텍,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메드팩토 등의 주가가 15% 안팎으로 폭락했다. 종근당과 유한양행도 3~4%대 약세를 보였다. 심지어 AACR에 참석하지 않는 바이오업체 상당수도 '도매급'으로 몰려 된서리를 맞아야했다.

공교롭게 10일 오후는 금융당국의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안정 조치로 공매도 규제를 강화한 시점이기도 했다. 3개월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10거래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였다.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은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을 코스피 2배, 코스닥 1.5배로 하는 지정기준도 신설됐다.

하지만 이 같은 공매도 규제에도 11일 오전부터 주요 바이오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규제 첫날 공매도 금지로 지정된 11개 회사를 제외한 바이오업체 가운데 AACR 참석이 예정된 회사들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11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매도 주문이 대거 이뤄졌는데 AACR 취소를 인지한 공매도 세력이 개입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 정황”이라며 “공매도 제한금지 한도에 맞춰 매도쿼터를 모두 쏟아낸 주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지난 며칠간의 바이오섹터 수급은 코로나 확산을 둘러싼 투심 저하와 AACR 일정 재조정 등이 한몫을 했지만 공매도가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메드팩토, 메타바이오메드, 부광약품, 브릿지바이오, 압타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엔지켐생명과학, 오스코텍, 유틸렉스, 제넥신, 테라젠이텍스, 펩트론 등의 제약바이오업체들도 11일 장 마감 이후 공매도 금지 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AACR 외에 앞으로 예정된 바이오 USA(6월 샌디에이고 개최 예정)나 ASCO(임상종양학회)의 취소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행사를 통해 빅파마와의 파트너링이나 R&D 성과를 공개해 왔던 바이오업체들의 향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의 바이오섹터 수급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매크로 변수가 영향을 미쳤지만 AACR 일정 변경도 한몫했다고 보여진다”며 “기본적으로 회사 가치 측면에서의 변동은 없는 만큼 주가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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