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팬데믹' 충격에 국제 채권시장 출렁…외화 조달길 막힐까투심 위축, 유통금리 급증…사모채도 '주춤', 대내외 온도차 뚜렷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16 13:42:0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과 함께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주식시장 폭락은 물론 글로벌 채권시장 조달 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단기금융시장의 조달금리가 근래 두 배 가까이 폭등하는 등 글로벌 기관들의 투심 위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한국물 몸값 역시 폭락하고 있다. 대외신용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한국 5년물 CDS프리미엄은 한달 사이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주요 한국물에 대한 유통금리가 증가한 것은 물론 국내 기업에 대한 글로벌 신평사의 크레딧 하향 압력 역시 고조되고 있어 외화 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채권 투심 악화, 펀더멘탈 저하 '이중고'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글로벌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다. 코로나19 사태 심화와 유가 폭락 등으로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되자 지갑을 닫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이미 기업어음(CP)과 환매조건부채권(RP) 중심의 미국 단기금융 시장은 일주일 사이 조달 금리가 2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물에 대한 투심 위축세도 거세다. 코로나19 사태 전 20bp대를 맴돌았던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10일 47bp 수준까지 도달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물 유통금리는 13일 동일 만기 미국 국채 대비 80bp까지 뛰어올랐다. 일주일 전(6일) 해당 채권이 동일만기 미국 국채보다 60bp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주 사이 20bp가 상승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물 벤치마크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의 유통금리가 일주일 새 약 20bp 상승했다"며 "한주 사이 한국물 유통금리가 20~30bp 뛰어오르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되 외화채 조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크레딧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점 역시 마이너스 요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LG화학의 신용등급을 1노치(notch) 하향 조정한 Baa1으로 확정했다. 최근에는 한화토탈의 신용등급(Baa1)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한국물 시장에 데뷔한 뉴이슈어로, 발행 후 1년 사이 크레딧이 악화됐다. S&P 역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국기업들의 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달 환경 악화와 펀더멘탈 저하의 이중고 속에서 국내 기업의 외화채 조달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WHO의 팬데믹 선언으로 국제 운송량 감소가 예상되는 탓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펀더멘탈 저하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의 외화 조달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눈높이 조정 '절실', 연준 대응 '촉각'
이번주 국내 기업들의 외화 사모채 조달 역시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지난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과 KB국민은행 등이 사모채 시장에서 외화를 마련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이슈어들의 조달 눈높이가 높아진 점 역시 변수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한국물 시장 호황으로 국내 이슈어들은 올해 1월까지 조달금리를 이니셜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20~30bp가량 낮춰왔다. 저금리 조달에 익숙해진 탓에 시장 여건이 달라진 상황 속에서 변화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기준이 되는 미국 기준금리 등이 떨어지자 개별 기업의 스프레드는 올라가더라도 채권 절대금리 자체는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일부 발행사에 남아있는 모습"이라며 "채권 투심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떠나 조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시장은 내주 17일 진행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 내 변동성을 완화할 대처에 나서 안정성을 높이지 않겠냐는 기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인 탓에 사태가 보다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도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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