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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회사채 미달, 작년 0%대…재확산 기로? [코로나19 파장]작년 1건, 20년 장기물…올해는 포스파워 3년물 기피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20 14:02:0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파워(AA-)가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한 것에 업계가 당혹해 하는 이유는 작년을 기점으로 AA급에선 미달 사례가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었기 때문이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됐을 때만해도 우량등급인 AA급도 미달 단골손님이었다. 열 건 중에 네 건은 미달이었다. 하지만 제도가 안착되기 시작하면서 AA급에 대한 신뢰와 투심이 견고해졌다. 연간 40건이 넘던 미달 건수가 작년 1건으로 줄었었다.

◇작년 발행 246건 '사상 최대'…미달은 1건, 0.4%

19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AA급(AA+, AA0, AA-) 무보증 공모 회사채 발행건수(신종자본증권 포함, 후순위채 제외)는 246건이다. 이중 수요예측에서 기관참여액이 모집액을 밑도는 미달 사례는 단 1건이다. 건수 기준 미달률이 0.4%에 그쳤다.


2012년 4월 공모채 시장에 수요예측이 도입된 직후와 비교하면 기록적으로 줄어든 수치다. 2012년(4월 이후)엔 112건에 47건이 미달이었다. 미달률이 42%에 이르렀다. 제도도입 초기라 신용등급과 적정 금리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달 건수는 갈수록 줄었다. 2013년 57건에서 2014~2015년 25건, 2016년 11건, 2017년 5건, 2018년엔 3건이었다. 특히 연간 발행건수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됐음에도 미달 사례는 감소했다. 작년 발행건수는 역대 최고치다. 2012년(112건)의 두 배가 넘는다.

◇작년 1건, 20년 초장기물…특이 케이스

작년 미달 사례 한 건은 특이 케이스였다. 초장기물이었기 때문이다. 최고등급인 AAA급 발행사가 도전하는 난이도가 높은 만기구조다. 노무라인터내셔널펀딩피티이(AA+)가 2019년 6월 진행한 수요예측이다. 20년물 300억원을 모집했는데 기관참여액이 100억원에 그쳤다. 이에 최종 발행금액도 100억원으로 정해졌다.


2018년 3건 중 2건도 중장기 물이었다. 동양생명(AA0)이 10년물 1000억원 모집에 도전했지만 기관수요는 850억원에 그쳤다. 만기도 긴데 모집액도 크게 잡아 부담이 있었다. 신한금융지주(AA-)는 만기가 없는 영구채(신종자본증권) 300억원 모집에 도전했었다. 금융사 영구채는 BBB+급 공모채와 비슷한 대우를 받기 때문에 역시 특이 케이스다.

때문에 크레딧업계에선 최근 2년(2018~2019년)간 AA급은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거시적 악재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무풍지대로 여겼다. 오히려 하위등급에 펀더멘털 우려가 제기되면서 AA급이 더 주목받는 시장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파워 미달에 업계가 충격을 받은 배경이다. 포스파워는 최근 2년 미달 건들과는 달리 만기가 짧았다. 지난 17일 3년물 500억원 모집에 기관참여액이 400억원에 그쳤다.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금리 변동성이 커져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결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파격적인 기준금리인하 △정부의 국고채 발행 확대가능성 △코로나19 지속기간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AA급에서 미달이 발생한다는 것은 트렌드에 비춰보면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아직 정확한 판단을 하기엔 시기상조지만 AA급도 옥석가리기 초입에 진입한 것이 아닐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물경제 위축으로 당장 충격을 받는 항공, 유통, 호텔, 면세업종 AA급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발행금리를 높여 투심을 유도 한다해도 투자자들은 주저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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