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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벤처캐피탈, 회수시장 위기감 커진다증시 불확실성 확대, 다수 운용사 엑시트 전략 재조정

이윤재 기자공개 2020-03-20 06:39:5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회수시장에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수년간 주요 회수 통로인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데다 올해는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유통시장 침체가 가속화됐다. 상당 수 벤처캐피탈은 올해 회수전략을 보수적으로 전면 수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벤처캐피탈이 연초 계획했던 회수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반등할 것이란 예상했던 유통시장이 코로나19 여파를 만나면서 하락세가 거세졌다. 예상보다 수익률이 훨씬 밑돌면서 투자금 회수 시기를 연기하는 곳들이 많다고 알려졌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특정한 포트폴리오를 제외하고 올해 1분기내 투자금 회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투자금 회수 계획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벤처캐피탈들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상당 수 벤처캐피탈들은 지난해 라임 사태로 인해 증시가 출렁이면서 투자금 회수를 보류했다. 펀드 만기가 촉박한 일부 경우에서만 투자금 회수를 단행하고, 대부분은 목표 수익률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다.

해를 넘겼지만 상황은 더욱 안 좋아졌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유통시장이 얼어붙었다. 상장회사 중에서는 주가가 공모가는 물론 벤처캐피탈의 투자단가까지도 밑도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시리즈A·B와 같은 초창기에 들어간 벤처캐피탈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에 들어간 경우는 평가수익률이 뼈아픈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회수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하반기를 넘어서도 증시에 회복된다는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회수시장의 불확실성은 벤처캐피탈 선순환 구조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벤처캐피탈은 크게 '펀드레이징→투자→회수'로 순환 구조를 갖는다. 한 곳이라도 삐그덕한다면 전체 순환 구조가 흔들리게 된다. 회수시장 위축을 두고 벤처캐피탈이 민감하게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수년전부터 회수시장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있었다. 벤처투자 붐을 이끌기 위해 정책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이미 펀드레이징 규모는 회수시장을 크게 압도했던 상황이다. 연간 2조원 안팎 수준인 국내 IPO 공모 규모로는 격차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인수합병(M&A)이나 세컨더리 활성화 등 회수방법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은 요원한 상황이다.

위축된 회수시장 현황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한국벤처투자가 밝힌 지난해 모태 출자펀드(355개)가 983개 기업에 대해 진행한 회수금액은 총 1조7966억원이다. 회수금액 2조원을 넘었던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회수총액은 17.1%, 기업수 기준으로는 3.6% 줄었다. 물론 2018년에 크래프톤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회수사례로 인한 기저효과 측면도 있지만 그간 벤처투자 확대 규모 등을 감안하면 양적·질적으로는 하락세라는 분석이다.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통상 유통시장이 안 좋을 경우 발행시장 측면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조정되기 때문에 투자를 확대해왔다"면서도 "최근에는 시중에 자금 공급이 풍부해 발행시장 밸류에이션 조정이 더디게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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