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실적 '파란불', 기업가치 영향은 IPO 예상 기업가치 1조5000억에서 4조, 지적재산권(IP)도 주목해야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23 08:16:5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기업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기업가치 평가에 '파란불'을 켰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계열사 중 연내 상장이 가장 유력한 회사다.회사의 예상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에서 최대 4조원 사이다. 지난해 실적은 올해 예상 실적과 함께 최종 기업가치를 가를 '주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찾고 있다.
◇5년간 매출 '8배', 비결은 글로벌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2570억원을 내면서 2018년 1875억원보다 약 37% 성장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5년만해도 매출 규모가 301억원으로 현재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 매년 매출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우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4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고 직전연도 대비 성장율도 3.4배 수준으로 높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1억원으로 직전연도 당기순손실 -42억원과 비교해 100억원 가량 늘었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지의 순이익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5년 순손실 25억원으로 출발해 2016년 순손실 34억원을 냈다. 2017년 처음 순이익 34억원을 거두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듯 싶었지만 2018년 다시 순손실(-42억원)을 기록하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총포괄손익도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과 총포괄손익이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은 최근 5년 동안 처음이다. 기타포괄손익은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익, 해외사업환산차이, 현금흐름위험회피파생손익 등 당기손익으로 재분류하는 항목과 재평가잉여금과 순확정급여부채의 재측정 요소 등 당기손익으로 재분류하지 않는 항목을 말한다.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본업을 통한 수익뿐 아니라 외부적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뜻이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 호실적의 배경은 웹툰과 웹소설의 글로벌 진출 영향이 컸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마련한 수익화 노하우와 지식재산권(IP) 등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했다. 카카오페이지에 따르면 2019년 카카오의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직전연도 대비 43% 가량 급증했다.
◇기업가치 평가 관건은 '실적+α'
카카오페이지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6년 엥커에쿼티로부터 1250억원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대였다. 하지만 약 4년 뒤인 지난해 6월 카카오페이지 유상증자 당시 가치는 1조2500억원대로 불어났다. 과거와 달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웹소설, 웹툰, 만화뿐 아니라 동영상과 광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카카오페이지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그룹 콘텐츠 사업 밸류체인의 핵심 연결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에서 연재되는 웹소설과 웹툰 IP를 기반으로 카카오M에서 드라마와 영화 등을 제작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더 큰 인기를 얻은 IP가 다시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 등에서 재소비되는 구조다.
1월부터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이태원클라쓰'가 대표적이다. 다음웹툰에서 연재되던 이태원클라쓰는 드라마로 제작돼 최고 시청률 14.8%를 기록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용자를 다음웹툰으로 재유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19일 기준 다음웹툰의 이태원클라쓰 조회수는 3억5000만회, 구독자 수 1490만명 등이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드라마로 제작된 뒤 웹툰 조회수가 급증하는 등 상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태원클라쓰의 드라마 제작은 쇼박스가 맡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카카오M이 직접 계열사 IP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카카오M은 현재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웹툰과 드라마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을 거둔 사례다. 당시 드라마 제작은 본팩토리와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4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뒤 착실하게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지은 뒤 내부에서 상장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 CRM(고객 이용행태 분석) 고도화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매출과 수익 개선을 달성했는데 올해도 이런 성장세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며 "(IPO의 경우)전반적인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주주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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