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카카오, 한진칼 지분 정리 속 뜻은지분율 0.34%로 내리며 차익 280억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17 08:20:0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히 손을 떼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그동안 한진칼 지분을 약 2%까지 늘리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 세력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카카오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진칼 지분율을 약 0.34%까지 낮췄다. 최근 한진칼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최대 280억원에 이르는 매각 차익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16일 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월부터 지속적으로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 올해 초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보유 주식을 100만주까지 늘렸는데 이중 약 70만주에서 80만주에 이르는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주식 수를 20만주 수준으로 낮추면서 한진칼 지분율도 0.34%대로 내려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진칼 총 주식 수는 5917만458주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하면서 지분율을 1.69%까지 올렸는데 이 중 대부분을 재매각했다.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한 데는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담겼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했다. 대한항공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 역량 등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올해 초에도 한진칼 지분을 1% 가까이 추가 매입하면서 총 지분이 1.7%로 늘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양 세력의 지분 차이가 채 1%포인트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측 지분은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 조 회장(6.52%)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00%) 등의 지분율은 총 32.45%다. 반면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8.28%) 등 3자 연합의 지분율은 약 32.06%다.
카카오는 현재까지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은 물론 경영권 분쟁 자체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일관된 뜻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한진칼 역시 비핵심자산의 일환이라는 점 외에 세부 매각내역을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이번 한진칼 지분 매각으로 적게는 약 247억원에서 많게는 282억원 사이의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카카오는 한진칼 지분 약 10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한주당 2만4500원에 사들였다. 당시 한진칼 주가가 약 3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70억원에서 200억원 규모다.
최근 두달간 한진칼 주가가 두배 가까이 뛰면서 카카오는 약 418억원에서 477억원에 지분을 매각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카오의 매각 주식 수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약 70만주에서 80만주라고 가정하고 이날 종가 기준 한진칼 1주당 5만8700원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막대한 매각 차익이 기대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측이 여전히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카카오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거두는 차익 규모가 크지 않고 주주총회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인 탓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총회 개최가 12월 말 주주명부 기준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사고 파는 것과 주주총회와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단순한 비핵심 자산 매각이라고 보기엔 차익도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처음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명확한 목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과 사전 교감을 통해 지분 매입에 나선 만큼 여전히 우호 세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서울대 출신인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친분에서 비롯된 지분 매입이라는 해석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한컴이노스트림, '도장 인식 시스템' 특허 취득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