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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단기조달 '난항'…유동화시장 경색 우려 [코로나19 파장]만기 1년짜리 연대보증 CP, 증권사 문전박대…기관, 크레딧물 외면

신민규 기자공개 2020-03-23 08:18:4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건설사의 단기조달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건설사 신용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은 물론, 증권사 인수확약물에 대한 신규 딜이 진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금리조건을 올려도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하는 탓에 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증권사 역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수를 꺼리는 통에 시장 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급 대형 건설사는 연대보증하는 만기 1년짜리 기업어음(CP) 3000억원 발행을 위해 증권사를 접촉했다. 건설사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증권사에 일부 인수를 제안했지만 증권사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CP 신용등급은 A2로 이전까지 발행에 문제가 없었다. 예전같으면 증권사가 서로 나설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발행물이었다.

단편적인 현상이지만 시장에선 대형 증권사들이 단기물 발행에서 손을 떼는 것을 심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장기적으로 자금경색이 이어지면 시공사가 연대보증하는 전자단기사채와 CP 발행이 어려워진다. 만기 1년 이하 단기물이란 점에서 차환발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증권사 확약물을 비롯한 기업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시장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조건을 우호적으로 제시하더라도 수요자체가 증발해 버린 상태라 딜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기관투자가는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을 보이콧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기보유한 유동화증권마저 털어내려고 하는 상황이라 신규 딜에 나설 시기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시장이 어려워지면 인수 북(book)에 담아주던 증권사들도 내부적으로 신규 딜 금지령이 내려졌다. 대형 증권사 전자단기사채·CP 인수확약물의 경우 신용등급이 A1으로 건설사보다 높지만 아예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분기말 연기금 등의 자금회수 기간이 겹치면서 시장 경색이 가속화되는 면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분기 유동화시장에서 현금으로 회수한 후 재투자에 나서는데 시기적으로 분기말에 해당돼 일찌감치 투자자금을 거둬가고 있다고 봤다.

유동화시장 등 자금 경색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건설사 입장에선 분양대금에 기대는 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 스케줄을 분양대금 유입에 맞춰 짜는 만큼 주택사업에서 성과만 이어가면 현금흐름은 원활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의 경우 단기조달이 막히고 분양성마저 떨어지면 자금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 전자단기사채는 그동안 만기 3개월짜리가 금리 2% 초반, 만기 1년으로 해도 2% 초중반이면 거래가 됐다"며 "내부적으로 기업신용을 기초로 발행한 유동화증권 딜을 올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단순중개도 수요가 없어 진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여의도 증권가의 충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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