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에 '김병철 매직' 멈췄다 라임 사태 책임 통감 사의 표명…신한금융 자경위 진행 "오늘 후보 발표 예정"
정유현 기자공개 2020-03-23 07:03:4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 첫 외부 인사 발탁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초대형 IB' 도약을 위해 분주한 채비를 하던 중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손실이라는 암초를 만나 결국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
기업금융(IB)은 물론 자산관리(WM), 운용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인 김 사장이 2년만에 사임하며 신한금융지주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수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되찾고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진두지휘해야하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졌다.
신한금융지주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 착수했으며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20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최근 투자상품 손실에 따른 고객 손실 발생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발표하며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고객 손실 최소화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사퇴 의사 표명을 미뤄왔던 김 사장은 사임 후에도 현재 진행 중인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찰 수사에 책임 있는 자세로 일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2018년 12월 신한금융지주 자경위를 통해 신금투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김 사장이 신한금융투자의 체질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김 사장은 특히 DCM(채권)분야에서 활약하다가 고유재산을 운용하는 트레이딩 부서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채권을 처음으로 리테일(Retail)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2012년 신금투에 합류해 트레이딩 사업과 WM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신금투가 처음 만든 조직인 S&T(Sales & Trainning)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IB, 트레이딩, WM까지 핵심 업무를 고루 하며 경쟁력을 쌓은 몇 안되는 전문가로 꼽힌다. 김 사장이 이끄는 부문마다 성장을 거듭하며 증권가에서는 이를 '김병철 매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신금투의 거의 모든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하며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 1년 간 조직과 시스템을 개편하고 외부 인력 영입 등을 지속했고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터지기 시작하며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3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판매했을 뿐 아니라 폰지사기에 휘말린 무역금융펀드 관련 부실을 은폐하고 사기 판매한 혐의를 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관계를 맺은 것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초 해외 무역금융펀드를 기초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해 고객들에게 판매했다. 투자자가 자사 고객으로 한정된다는 DLS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헤지펀드 비히클(Vehicle)을 선택했고 라임자산운용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타사와 달리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헤지펀드에 투자할 국내 자산운용사를 직접 선별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투자가 무역금융펀드 기획과 설정을 주도했고 라임자산운용의 사기 행위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의혹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압수수색 등이 진행되는 등 금융사로서의 신뢰도가 하락했다. 여기에 2017년 신금투에서 독일 헤리티지 DLS를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해 3900억원 가량 판매했는데 현재 3800억원 가량이 환매 연기가 된 상태다.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 한 상황이 발생하며 김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사태가 점차 커지며 김 사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물론 김 사장 취임전 판매된 상품이다. 하지만 신금투 뿐 아니라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로 신한은행까지 이번 사태에 엮인만큼 신한금융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김 대표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김 사장의 사표를 즉시 수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신한금융지주는 자경위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후보는 오후 늦게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무엇보다 최근 사태를 고객의 입장에서 신속하게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로 선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김병철 대표가 사의를 표명해 급하게 자경위를 열어서 후보 추천을 준비하고 있고 오늘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자산 2조 미만 휠라홀딩스, 사외이사 평가는 체계적
- [2024 이사회 평가]'대표이사=의장' 체제 아모레G, 참여도는 '강점'
- 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 [thebell interview]지앤지유니버스 강예 대표 "3년 내 그룹 매출 500억 목표"
- [캐시플로 모니터]애경산업, 4년만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thebell desk]삼양식품 '라면 원조'와의 경쟁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강점' 롯데지주, 아쉬운 경영 성과
- SPC삼립, '미래 성장' 방점 투자 전략 전면 수정
- '미국 신사업 추진' 농심미분, 신승열 선봉장 나섰다
- [쿠팡 실적 리뷰]이커머스 1위 굳히기 돌입, 돌파구 보이는 '성장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