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부정적·하향' 크레딧물 긴급점검…투심 악화 일로18곳 스프레드 확대, 최대 70bp…'BBB급' 유동성 위기 거론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24 13:40:0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파장이 기업어음(CP) 시장까지 덮치면서 회사채 시장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크레딧업계에선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있는 발행사를 우선적으로 급히 점검하고 있다. CP시장이 마르면 곧바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다음 타순들이기 때문이다.회사채 유통시장은 이미 여파를 반영하고 있다. 강등 위기 18곳 모두 최근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이하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이중에서도 BBB급은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대로템·LGD 30~70bp 확대…투자 기피 전조
20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유동성 위기가 예상되는 20여 곳의 회사채 발행사를 모니터링 하기 시작했다. 단기 차입 비중이 높은 반면 현금흐름이 미흡한 업체다. △현금상 자산 대비 단기성차입금 비중 △유동부채 △EBITDA/이자비용 등 항목을 점검해 스트레스가 높은 상위 20곳을 추려냈다. 업계 파장을 고려해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추정은 가능하다. 유통시장에서 투자 기피 전조를 보이고 있는 발행사들이다.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한 발행사들 18곳이다. 모두 최근 20일간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최근 등급강등이 이뤄진 현대로템(BBB+)과 OCI(A0), LG디스플레이(A+) 등 3곳과 하향검토에 등록된 대한항공(BBB+)과 한진칼(BBB0) 2곳, 부정적 아웃룩이 달린 두산중공업(BBB0) 등 13곳이다. 국고채 3년물과 발행사 무보증회사채 3년물 스프레드를 이달 1일과 19일 수치와 비교해 계산했다.
스프레드가 가장 벌어진 곳은 현대로템이다. 1일에 1.95%였지만 19일 2.714%로 0.764%포인트 (76.4bp) 확대됐다. LGD는 같은 기간 0.901%에서 1.201%로 30bp 확대돼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대한항공(26bp), 한진칼(18bp), 녹십자(11bp), 세아베스틸(10bp), 해태제과식품(10bp), 두산중공업(10bp) 순이다. 나머지는 8~9bp 가량 높아졌다.
투심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통상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을 땐 상대적으로 안전한 회사채로 투자가 몰려 스프레드가 축소된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시국엔 확대된다. 크레딧물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국고채로만 투심이 쏠리는 탓이다.
통상 크레딧업계에선 AA- 3년물 등급민평 스프레드가 60bp를 넘어가면 위기 상황이라는 신호로 여긴다. 18일 기준 스프레드는 47.6bp, 이날 기준은 50.5bp로 60bp 목전으로 가고 있다.
◇BBB급 위기 가시권, 채안펀드 필수
CP시장 경색으로 크레딧물 위기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CP시장은 금리를 높여도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 CP 투자자인 증권사들이 대규모 ELS(파생결합증권) 마진콜(추가 증거급 납부)이 발생해 CP를 연일 내다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이날 금융위원회는 주요 증권사들을 불러 CP시장 안정화를 위해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업계에선 AA급은 버틸 체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녹십자(AA-)나 한국항공우주(AA-), 롯데렌탈(AA-), 연합자산관리(AA0), CJ제일제당(AA0), SK E&S(AA+) 같은 회사는 보유자산이 풍부하다. 여차하면 자산유동화나 매각을 통해 상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기존보다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해 차환용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BBB급은 자산이 부족하거나 이미 다른 조달방식에 활용해 여력이 없다. 실제 대한항공은 회사채 차환여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최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하향왓치에 등재된 케이스다. 모회사 한진칼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중공업은 업계에서 가장 주시하고 있는 대상이다. 업황부진에 따른 대규모 손실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총차입금은 11조원 수준인데 단기성차입금이 8조원이 넘는다. 만기 대응 규모가 거액인데 반해 투심은 어느 때보다 메말랐다.
업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10조원 채권안정화펀드가 BBB급의 유일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첫 도입된 이 펀드는 BBB급에도 신용보강을 할 경우 지원을 해줬다. 다만 이번 펀드는 규모가 작아 다른 BBB급을 전부 소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산중공업만 수조원대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CP매입 방안을 내놓고 채권안정화펀드를 가동하면 일시적으로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막는데 한계가 있다. A급 이하 취약업종들에 대해 광의의 부도가 산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투믹스 지분 70% 확보' 수성웹툰, 우회상장 가능성은
- [i-point]에스넷시스템, '쌍용레미콘 통합정보시스템' 전환 지원
- [i-point]아이티센 지원 '라잇웨잇', 중기부 '팁스' 최종 선정
- 농금원 "2027년까지 농식품펀드 1조원 추가 조성"
- 머스트운용, 영풍에 주주제안 "자사주 소각하라"
- 코스닥 장수기업의 '뚝심'
- 'MBK 투자처' 메디트, 3Shape와 특허 소송 종결 합의
- [i-point]덕산그룹, 채용 연계형 외국인 유학생 동계 인턴십 모집
-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 차기 우리은행장 '안갯속'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