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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불안한 투심…크레딧물 기피 현실로? 국채·통안채 쏠림 전망, 회사채 시장 타격 불가피…간접금융 의존 전망도

임효정 기자공개 2020-03-19 10:08: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0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이 움츠러들었다. 코로나19 여파에,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제로(0) 금리' 시대를 맞았다. 통상 금리 하락은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문제는 위축된 투자수요다. 발행사의 펀더멘탈 악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수급 불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자금조달 니즈가 있는 발행사의 경우 회사채뿐만 아니라 간접금융으로 조달 다각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달여건은 긍정적…투자수요는 부정적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국고채 3년 금리는 장초반 전날보다 8bp하락한 1.019%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0%대로 전격 인하한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 14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대외이슈에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통안·국고채 금리 추이

금리 하락은 회사채 시장에 온기를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 높은 수익률을 쫓아 크레딧물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투자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수익률이 높은 AA급 장기물에 대한 투자수요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 분위기는 지난해와 확연히 다르다. 금리 측면에서 기업들의 발행여건은 나아졌지만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수요가 한껏 위축됐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현금이나 현금성이 좋은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클 수밖에 없다. 국채나 통안채 등 유동성이 좋은 채권으로 쏠림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A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여건은 좋지만 투자수요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실적에 대한 우려도 크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변동성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투자가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크레딧물을 들고 있기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에 대한 위축된 투심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변동성 확대가 국내 이슈가 아닌 글로벌 이슈라는 점에서 당분간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선 관계자는 "금융시장 내 투자상품들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을 얻는 과정에서 과거보다 글로벌 시장과 관련성이 커졌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면 국내에서 강력한 정책이 나와도 안정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탈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B 크레딧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 여파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주식시장보다는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주식시장에서 목표주가를 낮추듯 회사채 시장에서는 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져 정평때 등급하향 케이스가 많아지는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발행사, 눈높이 낮추고 조달방식 다각화

기업들의 조달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평가금리보다 낮게 결정금리를 확정지었던 발행사의 경우 올해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다.

앞선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처럼 스프레드를 줄이면서 강세로 발행되긴 힘들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스프레드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최근 금리가 워낙 낮아졌기 때문에 기존 금리보다 낮게 형성될 경우도 있어 눈높이를 맞춰야할 때"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 조달이 어려운 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 등 간접조달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여력이 되는 기업들은 대규모로 장기물 조달이 가능한 회사채 시장에 눈을 돌렸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까다로운 심사, 담보 등이 요구되는 은행 대출에 비해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C 크레딧 관계자는 "일반 채권이 아니라 유동화로 시야를 넓히는 등 조달전략의 다각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직접조달과 간접조달 시장에서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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