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기세 올리는 조원태, 우호지분율 40% 상회하나국민연금 결정만 남아, 지분 격차 최대 10%P 가능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24 19:02: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자격을 다툰 가처분 소송에서 조원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주며 사실상 승기가 조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지막 변수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할 경우 우호지분율이 40%를 넘길 전망이다. 이 경우 주주연합과의 격차가 10%포인트(P) 이상 벌어지게 된다.서울중앙지방법원은 24일 오전 가처분 소송 공판을 열고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날 법원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3.8%의 의결권을 인정한 반면, 반도건설이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내걸고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판결로 팽팽하게 유지돼 오던 조원태 회장 측과 주주연합 측의 지분율에 변동이 생겼다. 반도건설이 주주명부 폐쇄 이전 매입한 지분 3.2%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율이 총 96.8%로 줄게 됐다.
이 중 현재 파악 가능한 주주는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22.45%) △KCGI(17.29%) △델타항공(10%) △조현아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5%)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 △국민연금(2.9%) △소액주주연대(1.5%) △카카오(1%) △한일시멘트·GS칼텍스·경동제약(0.66%) △기타(25.71%) 등이다.
우선 반도건설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기존 8.2%에서 5%로 3.2%P 줄어들면서 주주연합의 지분율도 31.98%에서 28.78%로 축소됐다. 여기에 최근 주주연합에 의결권을 위임하기로 결정한 소액주주연대(1.5%) 보유 지분을 합치면 주주연합 측 지분율은 약 30.28%로 추산된다.
반면 조 회장은 기존 33.45%(조원태 및 특수관계인 22.45%·델타항공 10%·카카오 1%)에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의 보유 지분(3.8%)을 더할 수 있게 됐다. 이 중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구성원에게 직접 찬반 여부를 물어 최종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으나 대부분 조 회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일시멘트(0.39%)와 GS칼텍스(0.25%), 경동제약(0.02%) 등도 조 회장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내다본다. 이들이 최근에 지분매입에 나선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한진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할 거란 해석이다. 이 지분들을 모두 합치면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이 38%에 육박해진다.
입장을 고심하고 있는 국민연금(2.9%)까지 손을 잡아줄 경우 조 회장이 주총 전 확보하는 우호지분율이 40%를 넘게 된다. 최근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조 회장 연임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국민연금도 같은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만에 하나 국민연금이 주주연합과 뜻을 같이 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양 측의 지분율은 대략 5%P 가량 차이가 나게 된다. 주주연합 33.18%, 조 회장 측 37.91%다. 이날 법원의 판결이 양쪽의 지분율을 7%(3.8%+3.2%)P 더 벌리며 최종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국민연금은 늦어도 26일까지는 한진칼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한편 주주연합은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향후 본안소송 등을 통해 계속 부당한 부분을 다투고자 한다”며 “최악의 법원 결정까지 고려해 주총을 준비해온 만큼, 준비한 그대로 금번 주총과 주총 이후에도 끝까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진칼 관계자는 "아직 국민연금의 결정이 나오지 않았고 소액주주들의 입장도 중요하다"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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