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신금투 '다바꿔'…처음으로 지주 임원 발령 한용구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경영관리총괄 부사장 발령...외부출신 이영창 대표 지원도
김장환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20-04-02 14:39:4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신한금융투자에 지주사 임원을 발령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주사 임원이 신한금융투자 최고경영자(CEO)나 매트릭스 조직의 수장으로 온 경우는 있었지만 백오피스를 총괄하는 경영관리 부문으로 부임한 것은 처음이다. 외부 출신인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사진)을 CEO로 선임하는 이례적인 인사 행보를 보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신한금융투자는 이달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라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병철 전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한 상황에서 외부 출신 인사가 신임 대표로 선임되자 신금투 내부에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특히 한용구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을 신한금융투자 경영관리총괄 부사장으로 동시에 선임하면서 충격파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를 포함한 경영관리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한 부사장 발령은 지주 차원에서 신한금융투자의 대대적인 쇄신을 꾀하려는 의도로 비춰지고 있다. 한 부사장이 원신한전략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강화 측면에서 이뤄진 인사로 볼 수 있다는 평이다.
10여명으로 구성된 원신한전략팀은 조 회장이 2017년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그룹 경영회의에서 창설을 지시한 조직이다. 기존 시너지추진팀을 확대 개편해 부서명을 바꾸고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등 자회사의 우수인력을 선발해 꾸렸다.
원신한전략팀의 주요 업무는 계열사 시너지 증진이다. 각 사업부문과 유기적 협업은 물론 그룹 차원의 공통 프로젝트 추진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금투,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제주은행 등 5개사가 들어가는 그룹 고객 투자자산 모니터링 회의체 역시 공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한 본부장은 은행 출신으로 평소 조직 내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이라며 "지주에서도 인사 등 조직원 관리 업무를 잘 해왔기 때문에 원신한 추진 차원에서 이번에 인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신한금융투자의 인적 쇄신은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최근 몇 년 사이 고객에게 판매한 고위험투자상품의 대규모 손실 문제가 터졌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전 임원이 구속까지 되는 등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는 기존 임직원들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외부 출신인 이 대표를 선임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신한금융투자가 얽힌 문제들은 WM부문에서 비롯된 일로 봐야 한다. 그만큼 WM부문의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고, 이 대표는 관련 분야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61년생으로 영훈고등학교,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5년 동안 대우증권에서만 근무했다. PI본부, 경영지원본부, 리테일사업부 등을 거쳤으며 WM사업부문 임원으로 장기간 근무했다. 2013년 12월까지 준법감시본부 부사장을 맡았다.
대우증권을 떠난 후 오랫 동안 현업에 있지 않았던 이 대표를 신한금융이 영입한 배경에는 신한금융 내부 인사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 인재 영입 필요성을 갖고 있던 조용병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 대표가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최종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외부 인사를 대표로 선임하기로 했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다. 신한금융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조 회장은 '원신한'을 넘어선 '일류신한'에 걸맞는 신한금융투자의 쇄신을 원하고 있다.
한 부사장의 인사 발령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는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즉 신한금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원신한전략팀 출신의 본부장을 총괄 부사장으로 보내 이 대표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말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두고 신금투 내부에서 불만이 있겠지만 그룹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퍼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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