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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생존전략]호텔롯데, 중국발 악재 재현될까 '노심초사'②1조 넘는 현금자산, 한파 대비 '체력'…선제적 회사채 발행 '신의 한수'

김선호 기자공개 2020-04-02 08:29:26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업계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방한 외국인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수까지 급감하고 있다. 운영비 부담이 큰 호텔 비즈니스의 특성상 고강도 다이어트는 이미 예견돼 있다. 더벨은 국내 대표 호텔들의 위기 상황과 이에 대응한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객실을 보유한 호텔롯데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타를 맞은 가운데 2017년 '사드 여파'로 인한 적자전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와중에 올해 차입금 1조6826억원의 만기일이 도래함에 따라 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호텔롯데가 믿을 수 있는 구석은 그동안 쌓아온 재무 역량이다. 내부적으로는 고강도 다이어트를 진행하며 출혈을 최소화하고, 넉넉한 현금곳간을 활용해 생존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책을 세웠다. 1조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만큼 위기를 극복할 체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객실 공실률 90%…연관사업 '연쇄' 악영향

연결 기준

호텔롯데는 크게 면세사업부, 호텔사업부, 월드사업부, 리조트사업부로 구성된다. 그 중 모태가 되는 사업은 바로 호텔사업부다. 호텔롯데는 1973년 반도호텔을 인수하고 1979년 ‘롯데호텔서울’을 개관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했다. 첫 호텔사업을 시작한 이후 30여년 동안 지속적인 외형확장을 통해 국내 주요 도시에 총 7554실과 러시아·베트남·미국 등 해외 주요 거점 도시에 2262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업의 경우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강한 특성을 지녔다. 호텔롯데가 외형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인건비(급여) 또한 2014년 1161억원, 2015년 1223억원, 2016년 1505억원, 2017년 1566억원, 2018년 1750억원으로 증가한 이유다. 지난해 3분기에 급여는 전년동기대비 27.9% 증가한 223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객실 공실률은 9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예약이 대거 취소됨에 따라 그동안 외형확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호텔롯데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호텔롯데 임원들은 고통 분담차원에서 급여를 10% 자진 반납하기로 했으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1인당 7일씩 무급 휴가를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호텔사업부의 위기는 면세·월드·리조트사업부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요 수익처인 면세사업의 실적 악화로 호텔롯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면세사업부는 호텔롯데의 82.9%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사실상 면세사업의 경영악화는 호텔롯데의 생존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방한 외국인은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한 68만5215명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한 관광시장 축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호텔롯데는 고강도 비용절감에 나서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025억원으로 전월대비 45.5% 감소했다. 면세점 방문객 수 또한 175만4000여명으로 전달에 비해 54% 급감한 수치를 나타냈다. 올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가 가시화됐으며 확진자 방문으로 면세점 휴점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3월부터는 매출보다 점포 임차료가 더 커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적자전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 2017년 중국발 '사드 보복' 여파와 임차료 부담으로 인해 면세사업부의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어들자 연결기준 호텔롯데 실적은 적자전환했다. 2017년 면세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9.3% 감소한 25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의 호텔·리조트·월드사업의 운영비 부담으로 호텔롯데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844억원을 기록했다.

◇올초 회사채 발행…"급한 불은 껐다"


호텔롯데는 위기 상황 속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조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외형확장에 힘 써온 결과다. 올해 초 발행한 회사채는 최근 한파 대비용으로 활용함에 따라 현금창출 능력이 저하된 호텔롯데의 생존력을 강화시켰다.

외형확장책을 고수해온 호텔롯데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해왔다. 지금까지 투자대비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인데, 최근 영업환경 악화로 사업을 통한 현금창출은 더욱 더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호텔롯데의 사채는 826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8566억원이다. 올해 갚아야 하는 총금액이 1조6826억원에 달한다.


이에 호텔롯데는 올해 초 발행한 회사채 2000억원 가량을 통해 한파를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다졌다. 호텔롯데 측은 현재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으며 넉넉한 현금곳간과 재무 역량을 통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를 상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호텔롯데의 현금성자산은 1조54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1% 감소했다. 현금곳간이 다소 비기는 했으나 부채 상환에 있어서는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30.8%로 전년말 대비 상승하기는 했으나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당장에 영업력을 강화해 객실이용율을 높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대면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며 출혈 최소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업계 최초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최소한의 접촉으로 호텔 메뉴를 구매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한 이유다. 이외에도 호텔 내 객실과 식음업장에 자체 방역을 실시하는 '클린존'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업계는 기존의 공급과잉에 의한 부작용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올해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혈을 최소화하며 견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차입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며 "영업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된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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