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제닉, '관리종목 우려' 현실화…신사업 등 변화 예고영업손실 3년 누적, 의료기기 등 사업목적 추가…감사위원에 재무전문가 선임
임경섭 기자공개 2020-04-07 12:22:3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크팩 판매 등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제닉의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관리종목 지정을 벗어나기 위해 반전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제닉은 정기 주주총회를 계기로 큰 폭의 변화를 단행했다. 8년 만에 의료기기 등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고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재무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코스닥 상장사 제닉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등의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목할 부분은 신사업에 대한 내용이다. 제닉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정관 변경을 통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을 위해 ‘의료기기, 기계 제조, 판매, 수입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향후 다른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매년 새롭게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상장기업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제닉의 이번 사업목적 추가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듬해 열린 2012년 정기 주주총회 이후 정관의 사업목적에 변화가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번 주주총회에서 8년간 유지돼온 사업목적에 변화를 준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실적에 대한 고민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제닉은 주력인 화장품 사업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2015년 9월 솔브레인에 인수된 이후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23억원과 영업적자 5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 89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한 이후 부침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실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발동한다. 3년째 적자를 낸 제닉이 올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2021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 악화는 중국 사업의 부진이 뼈아팠다.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2016년 이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2016년 매출 288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96억원과 영업적자 42억원을 기록했고, 셀더마 상하이 화장품 유한공사를 지난해 6월 청산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법인에서도 영업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위탁생산하던 국내 기업들의 물량이 줄면서 중국 현지 화장품 업체들을 상대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자사 제품과 함께 중국 화장품 업체들의 물량을 생산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제닉의 또 하나의 변화는 감사위원회 설치다. 제닉의 지난해말(연결기준) 자산총액은 581억원으로 코스닥 기업의 감사위원회 설치 요건(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새로 추진하는 신사업에 힘을 보태고 재무관리를 위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전문가들이 감사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구본경 하츠 학교사업부 부사장과 김상범 하이퍼패션시스템 COO가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구 부사장은 벽산건설에서 관리본부장과 재무담당 상무를 냈다. 김 사외이사는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에서 CFO 부사장을 역임했다.
연이은 사업 악화로 제닉의 재무건전성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말(별도기준) 부채비율은 400%를 넘어섰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이익잉여금이 바닥을 드러냈고 결손금이 쌓이고 있다.
제닉 관계자는 “의료기기와 기계제조 등으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산총액 1000억원은 안됐지만, 신사업 추진과 다른 요건들을 고려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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