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LG전자, 5년만에 보유현금 2배 늘려4조7000억 확보 신사업 확장 실탄 마련
윤필호 기자공개 2020-04-17 08:15:5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최근 몇 년간 보유 현금을 크게 늘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대세로 떠오른 '신가전'을 중심으로 실적이 늘어난 덕분에 현금 보유량을 늘릴 수 있었다.투자와 경량화의 시기를 적절히 조율하며 현금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간 재무 부서의 전략도 무시할 수 없다. 미래 신규사업 추진과 강화를 위한 실탄을 마련해 혁신 사업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16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LG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777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5년 전인 2014년 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부채비율도 2016년 말에 183.4%를 찍었지만 작년 말에는 173.1%로 내렸다. 단기 자금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도 전년도 말 113%에 이어 작년 말 111.9%를 기록했다.
현금 자산의 꾸준한 증가세는 H&A 사업부의 수익 실현이 뒷받침하고 있다. H&A 사업부는 프리미엄 중심의 신가전을 앞세워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매출액도 2017년 18조5150억원에서 2018년 19조3608억원, 2019년 21조5155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조4488억원에서 1조5450억원, 1조9961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은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18년 4조5416억원, 지난해 3조6892억원을 기록해 유동성을 충분하게 확보했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 항목은 5조2928억원, 4조538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현금 증가세는 실적 개선과 함께 대규모 투자와 조직 슬림화 작업을 적절하게 배합한 재무전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2018년의 경우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자동차 전장 업체인 ZKW를 자회사로 인수하는데 7억7000만유로(약 1조108억원)를 투입했다. 같은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조4203억원을 기록했지만 연말 현금자산은 오히려 전년 대비 27.5% 늘어난 4조270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작년에는 반대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처분하고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LG히타치워터솔루션과 하이엔텍(옛 대우엔텍) 등으로 구성된 수처리 사업을 테크로스비전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고 2500억원 가량을 손에 쥐었다. 올해 2월에는 LG홀딩스 홍콩에 대한 보유지분 전량(49%)을 싱가포르투자청(GIC) 자회사 리코창안유한회사(Reco Changan Private Ltd.)에 매각하고 39억4000만위안(한화 6688억원)을 챙겼다.
LG전자가 이처럼 현금성 자산 확보에 열을 올린 배경에는 꾸준한 수익 확보 고민이 깔려있다. 잘나가는 '신가전'의 뒤를 잇는 혁신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한참이다. 지금까지 실적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는 H&A, HE 사업부의 수익 지속성 여부에 고민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HE 사업은 점유율 경쟁 영향으로 비용이 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MC와 VC 사업의 흑자전환도 과제다. LG전자 MC 사업부는 올해 5세대(5G) 통신시장을 겨냥해 수요 선점 계획을 내세웠다. 지난해 국내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중저가 제품은 제조사개발생산(ODM)으로 돌리는 등 비용 절감 작업을 마쳤다. VS 사업부는 올해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했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무리 짓고, 핵심 부품 내재화와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직까진 미래 혁신 사업의 윤곽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LG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이션 추진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 정도가 신사업의 대체적인 틀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 여부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다. 회사 관계자는 "현금 확보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며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와 주주가치를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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