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오르비텍, '아스트' 시너지 효과…짙어진 '항공부품' 정체성아이에스티지 등 항공부품 이해관계자 매출 40% 차지, '본업' 원자력사업 비중 하락
임경섭 기자공개 2020-04-29 08:20:1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오르비텍의 중심축이 원자력에서 항공기 정밀부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항공기 부품 제조 회사인 아스트에 2015년 인수된 이후 회사의 정체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스트와의 시너지가 나타나면서 최근에는 보잉의 미국 1차 벤더사에 납품하는 등 해외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오르비텍의 최대주주는 지분 19.37%를 보유한 아스트다. 아스트는 항공기 동체 부품을 미국 보잉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급증한 수주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오르비텍 인수를 결정했다. 오르비텍은 2013년 항공기 정밀부품 사업에 진출했고 국제 품질인증인 AS 9100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다.
당시 오르비텍의 항공기 정밀부품 사업은 초기 단계에 불과했다. 오르비텍이 오랜 기간 영위해온 본업은 원자력발전소 방사선을 관리하는 원자력 사업과 발전소 가동 중 건전성 상태를 진단하는 ISI(In-Service Inspection)사업이다. 2014년 전체 매출에서 항공기 부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1.2%로 크지 않았다. 반면 원자력 사업부문이 66.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ISI사업은 10.7%를 기록했다.
아스트에 인수된 이후 오르비텍은 항공기 정밀부품 생산에서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양사는 각자 특화된 영역을 구축하면서 분업 체계를 갖췄다. 오르비텍이 소형 모듈 부품 등 정밀부품을 생산하고 아스트가 비행기 후방 동체 등 대형 정밀 조립품을 담당하는 구조다. 여기에 에이에스티지도 항공기 부품의 조립을 담당한다.
분업체계가 정착하면서 오르비텍은 아스트를 업고 항공기 정밀부품 사업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오르비텍이 항공기 격벽(Bulkhead) 등 부품을 생산하고, 이를 아스트와 그 계열사인 에이에스티지에 납품하는 구조가 구축되면서 아스트의 성장에 따라 오르비텍의 성장도 동반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너지는 이해관계자간 거래 규모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아스트에 대한 매출은 지난해 186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97억원에 불과했지만 아스트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거래 규모가 증가했다. 에이에스티지에 대한 매출도 지난해 113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2017년 3억원에서 2년 사이 44배 늘었다. 아이에스티지는 아스트가 지분 58.53%를 보유하고 있는 종속회사다.
최근 오르비텍의 매출에서 두 회사와의 거래 비중도 상당하다. 지난해 매출 749억원 중 40%에 달하는 299억원이 아스트와 에이에스티지에서 발생했다. 2016년 이후 전체 매출의 40% 안팎이 이해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스트와 누적된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오르비텍의 수주 역량도 강화됐다. 보잉의 1차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이 늘어난 것이다. 아스트와의 거래를 지속해온 미국 스피릿 에어로시스템(Spririt Aerosystems)이 대표적이다. 2017년 수주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에서 11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아스트의 네트워크가 오르비텍의 해외 판로 구축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항공기 정밀부품 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오르비텍의 색채도 변화했다. 최근 원자력 사업의 존재감이 감소했지만 항공 부문의 존재감은 점차 강화하고 있다. 원자력 사업의 비중은 30% 밑으로 줄었고 항공기 부품 매출이 전체의 60%에 육박한다.
항공기 정밀부품 사업의 성공에 힘입어 회사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321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745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들어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사업환경이 악화한 탓이다. 전 세계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기 인도를 미루거나 이미 보유한 항공기를 반납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주요 제조사가 생산 라인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이면서 부품업체들의 납품도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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