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한국밸류-돌턴, 삼영무역 놓고 ‘동상이몽’ [스튜어드십코드 발동]돌턴, 감사 선임 주주제안…한국밸류, 감사위원회 설치 등 자가개선 노력 감안
김진현 기자공개 2020-05-06 07:46:0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1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경렌즈 판매 사업을 하는 삼영무역를 향한 미국 투자자문사의 행동주의 투자 전략에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제동을 걸었다.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미국 투자자문사인 돌턴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 LLC)는 국내 유가증권 상장사인 삼영무역에 감사 후보 2인을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5%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삼영무역에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지분 취득 공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약 1% 안팎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시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가 별도의 감사조직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 후보를 추천하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구했다.
돌턴 인베스트먼트가 제안한 감사 후보 선임안은 1962년 제정된 상법에 따라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이에 50% 가까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승용 삼영무역 대표(특수관계인 포함)도 사실상 힘을 쓰기 어려운 구조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삼영무역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소통부재라는 입장이다. 삼영무역이 약 18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매년 300억원 가량 순이익을 기록하는 회사임에도 매우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삼영무역의 시가총액은 2500억원 안팎이다.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의결권 위임 등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거부했다며 감사 선임 주주제안을 했다. 총 2명의 후보를 지명했는데 블리스자산운용과 와이즈에셋자산운용 등에서 투자조사부 임원으로 근무했던 조성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감사를 감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또 기업지배구조, 내부통제 시스템 등 분야에 전문가인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이사를 감사 후보자로 지명했다.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폐쇄적인 회사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최소 2명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봤다. 자신들이 제안한 감사 후보자가 감사로 선임된다면 회사의 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 등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주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삼영무역에는 영국계 투자회사인 'The Highclere International'과 미국계 투자회사인 'Fidelity Institutional Asset Management' 등도 각각 6.14%, 5.78% 등을 투자하고 있어 자신들의 주주제안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에서도 주주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는 한국밸류자산운용 등이 가담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으로 추정된다.
◇ 한국밸류, 삼영무역 '소통 원활'…"행동주의 대상 아냐"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삼영무역 지분 10.4%를 보유해 이승용 삼영무역 대표(20.88%)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밸류자산운용이 돌턴 인베스트먼트에 찬성할 경우 삼영무역으로선 부담이 클 수 있었다.
다만 한국밸류자산운용은 돌턴 인베스트먼트의 주주제안이 오히려 회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삼영무역에 투자해왔고 원활히 소통이 됐던 회사로 주주행동주의 전략 대상 회사로 보고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돌턴 인베스트먼트가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해 소수 지분을 가지고 회사를 흔드려는 목적이 있다고 봤다. 이 경우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추구하는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 흔들릴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우리는 삼영무역을 오랜 기간 지켜보며 투자를 진행해왔다"라며 "그간 회사 경영 방침 등에 대해 주주 입장에서 요청 사항이나 전달 사항을 전하면 원활히 소통이 돼 왔기 때문에 외국계 회사의 주주 제안이 오히려 회사 가치를 떨어트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돌턴 인베스트먼트의 주주제안을 면밀히 검토했으나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삼영무역이 돌턴 인베스트먼트의 주주제안 이전부터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독립성에 대한 부분을 해소하고자 노력해온 점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이유로 돌턴 인베스트먼트의 주주제안에 찬성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삼영무역은 시가총액 2500억원 규모의 중규모 상장회사로 상근 감사를 두거나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삼영무역은 이에 감사위원회 설치를 이전부터 준비해왔다는 입장이다. 다만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자신들이 제안한 감사 선임 의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급하게 감사위원회 설치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반발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지난달 열린 삼영무역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설치와 전자등록제도 도입, 이사의 수와 임기 변경 등의 내용이 담긴 정관 변경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해당 의안은 가결됐고 이에 따라 주주제안 측의 감사선임 의안은 자동으로 폐기됐다.
한편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에도 현대홈쇼핑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주서한 등을 전달한 바 있다.
삼영무역은 시가총액 2500억원 규모의 중규모 상장회사로 상근 감사를 두거나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삼영무역은 이에 감사위원회 설치를 이전부터 준비해왔다는 입장이다. 다만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자신들이 제안한 감사 선임 의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급하게 감사위원회 설치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반발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지난달 열린 삼영무역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설치와 전자등록제도 도입, 이사의 수와 임기 변경 등의 내용이 담긴 정관 변경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해당 의안은 가결됐고 이에 따라 주주제안 측의 감사선임 의안은 자동으로 폐기됐다.
한편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에도 현대홈쇼핑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주서한 등을 전달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