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공항과 상업시설은 한 배를 탄 공동체다.” 최근 면세점 대표단과 간담회를 개최한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이 태도를 바꿨다. 총매출의 60% 이상이 상업시설 임대료에서 나오는 인천공항은 코로나19에도 불구 이를 감면해주는 데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오다 이제와 면세점에게 호소하기에 이르렀다.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풍랑 속에 인천공항과 면세점은 각자 도생에 나서며 갈등이 증폭돼왔다. 인천공항이 임대료를 감면해줄 수 없다며 버티는 와중에 면세점은 사실상 공항 셧다운(Shut Down·업무정지) 상태에서 현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업 면세점 3사(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안에서도 온도차는 있다. 이들이 매달 인천공항에서 지불하는 임차료는 롯데면세점 200억원, 신라면세점 240억원, 신세계면세점 360억원이다. 이를 연간으로 단순 계산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진다. 신세계면세점의 위기감은 어느 곳보다 클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늘 길이 막혀 급격히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연 4320억원에 달하는 임차료를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바라봤다. 물론 롯데·신라면세점도 인천공항에 내밀 수 있는 최종 카드는 '철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그널은 최근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먼저 나타났다. 롯데·신라면세점은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이를 포기했다. 이를 계기로 인천공항과 면세점의 역학 관계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인천공항은 면세점에게 ‘한 배를 탄 공동체’라며 고통분담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럼에도 면세점은 그 진정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막혀 있던 인천공항의 소통창구가 열리고 있어 확실히 태도가 변한 것이 감지된다"면서 "임대료 체제 전환이나 추가 감면 등에 있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임대료 체제 전환이다. 면세업계는 진정한 인천공항의 변화는 바로 한국공항공사와 같이 매출에 따라 임대료가 변동되는 영업료율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배에 탄 면세점이 인천공항의 조종키까지 돌릴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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