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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교공 품 떠나는 더케이손보, 하나금융서 새출발거래종결에 방점 '속전속결'…자회사 편입 앞둬

노아름 기자공개 2020-05-07 11:41:0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케이손해보험이 18년 만에 교직원공제회 품을 떠난다.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앞둔 가운데 경영권 지분 매각 딜이 성사되기까지의 인수·합병(M&A) 과정이 새삼 주목받는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는 임원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등 거래종결 선행조건을 충족을 앞뒀다. 잔금납입 절차가 남았지만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 이뤄졌기 때문에 사실상 큰 관문은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확충 부담에 매각 결정…18년만에 "아듀"

더케이손해보험 매각 추진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된 시점은 지난해 2분기 무렵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8월 중순 더케이손해보험의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경영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회계법인에 발송했다. 이후 8월 말 구술심사(PT)를 진행해 용역을 맡길 곳을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교직원공제회가 더케이손해보험 매각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으로 바라봤다.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더케이손해보험 생존전략 마련을 위해 진행된 용역 연구였지만 경영컨설팅 보고서에 매각 등 인수·합병(M&A) 제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고서에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적절성 여부 및 대상 금액, 보험상품별 판매비중 변화 전략 등에 더해 M&A 전략 수립 또한 담기게 됐다"며 "때문에 교직원공제회가 더케이손해보험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자회사에 대한 자본확충 부담이 상당했던 교직원공제회 입장에서는 더케이손해보험 매각을 통해 '앓는 이'를 빼는 시도를 하게 됐다.

교직원공제회가 2002년 설립한 더케이손해보험은 2003년 12월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손해보험 전종목에 대한 허가를 취득해 종합손해보험사로서의 면모를 갖췄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루지 못해 자동차보험 위주 영업을 이어왔다. 이에 교직원공제회는 총 10차례 유상증자에 나서 자본금을 1600억원으로 증액하는 등 자회사에 대한 자금수혈을 이어왔다.

교직원공제회는 컨설팅을 의뢰하며 더케이손해보험 경영에 고민을 지속했지만 추가적인 지원 부담을 키우기보다는 매각을 택했다. 삼정KPMG가 매각주관 역할을 맡기로 확정된 이후 법무법인 광장이 10월 초 자문사단에 합류했다. 이후 매각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해보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말 가상데이터룸(VDR)을 개방했다. 손해보험사에 관심을 보여 온 하나금융그룹을 포함해 복수의 잠재적 원매자가 더케이손해보험 예비실사를 이어간 무렵이었다.

당시 일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추진하고자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때문에 매각 측은 별도의 예비입찰 날짜를 못 박지 않고 원매자의 요구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M&A 흥행을 독려했다.

딜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하나금융은 딜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밟으며 협상을 진척시켰다. 하나금융이 더케이손해보험 경영진 인터뷰(Management Presentation)를 마무리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7일이다.

◇하나금융 원매자로 일찌감치 등장…'속전속결'로 마무리

작년 연말에 이르러서야 인수후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경쟁입찰로 추진하려던 더케이손해보험 매각은 사실상 하나금융과의 수의계약(Private Deal) 양상을 띄게 됐다. 앞서 금융그룹 중에서는 BNK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들이 입찰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인수 후보가 명확해진 이후 매도·매수 양 측은 협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밸류에이션 책정과 잔여지분 범위에 대해서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딜 종결성에 방점을 찍고 인내심을 발휘해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교직원공제회에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20%를 남겨둘지 혹은 30%를 남겨둘지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 싸움을 거듭했다"며 "이해관계가 달라 양측이 대립했지만 양 측이 거래종결에 대한 의지가 높았기 때문에 딜 결렬에 이르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달 굵직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월 말 이사회를 열고 더케이손해보험 인수 안건을 의결했고, 곧이어 다음 달 중순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약 0.7배 수준에서 책정됐다. 이후 지난 3월 초 하나금융은 더케이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해 지주사의 자회사 편입 승인과 관련한 예비 서류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이처럼 속전속결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강화 의지 및 인수 이후 청사진이 뚜렷했던 점 등이 꼽힌다. 막판 변수로 작용했던 노동조합의 반발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교직원공제회와 하나금융은 더케이손해보험 임직원에 대해 명예·희망퇴직 등의 인력감축을 실시할 경우 노조와 사전 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하며 고용보장과 관련된 논란을 일단락 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더케이손해보험을 디지털 특화 보험사로 양성하고 하나은행 등을 영업채널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구상하는 등 인수 후 통합(PMI)을 위한 그림을 그려왔다"며 "여러 우여곡절을 딛고 최종적으로 거래 종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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