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백기사 못구한?' 조원태, 깊어지는 고민한진칼, 대한항공 유증 재원 '차입금'…경영권 분쟁 재개시 '3자배정' 가능성도
박상희 기자공개 2020-05-14 16:42:3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재원을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을 통해 마련키로 했다. KCGI 등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주목을 받은 한진칼 유상증자 가능성은 일단락된 셈이다.재계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유상증자 불발로 큰 아쉬움을 삼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자배정 가능성을 고려하면 경영권 분쟁에서 '백기사'를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위기에 처해 있는 점을 고려해 조 회장의 백기사 요청 수락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14일 이사회를 개최해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진칼 이사회는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가치 유지 및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선제적으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결의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대한 현재 지분율인 약 30%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상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할 예정이다. 이 경우 약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한진칼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412억원이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선 추가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참여 재원을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한진칼의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 점쳐왔다.

조 회장으로선 KCGI가 반대하는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 기회를 잘 살리고 싶었을 것이다. 경영 위기로 더 이상의 지분 확보나 유상증자 참여가 어려운 델타항공 등을 대신할 백기사를 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한진칼 지분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KCGI 입장에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악재가 될 수 있었다. KCGI가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한진칼 정관 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이사회 결의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재계는 조 회장이 신뢰할만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을 찾지 못한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한진칼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가자를 태핑하고 다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코로나19여파로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개별 기업이나 FI(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수 있는 큰손들이 불확실성이 큰 한진칼 경영권 분쟁 백기사로 나설 것을 꺼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한진칼 유상증자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와 국책은행을 통한 정부자금 지원 등으로 우선 하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대한항공에 추가 자금이 필요할 시 한진칼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정기 주주총회 이후 잠잠해진 3자연합의 경영권 공격 재개도 변수다. 임시주총 등을 통해 경영권 위협을 재개할 경우 조 회장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증자 규모는 1조원이지만 한진칼에서 조달해야하는 자금 규모는 3000억원 정도여서 유상증자 없이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원태 회장이 급하게 백기사를 구하는데 실패했다고 볼수도 있지만 향후 변수를 감안해 제3자배정 카드를 아끼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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