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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현금곳간 두둑'한 ㈜한진 활용 방안은 중간배당 등 규정 없어, 현금 수취 요원…한진 "투자 재원, 한진칼 유동성과 무관" 선긋기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24 09:15:0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조 단위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모기업 한진칼이 알짜배기 계열사 ㈜한진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운송업을 영위하는 ㈜한진은 지난해부터 유휴자산 및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착수해왔다.

다만 한진칼이 ㈜한진의 여유 자금을 직접적으로 활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배당 규정 등의 근거가 없어 ㈜한진의 여유 자금을 당장 수취할 방법이 없다. ㈜한진 역시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은 향후 핵심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으로, 한진칼이나 대한항공의 유동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최근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브랜드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과 렌터카 차량 3000여 대 600억원 규모의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월 중순부터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다음달 차량 이관 및 최종 매각 가격 정산 등 계약 이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의 이번 렌터카사업 매각은 지난해 2월 발표한 한진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방안의 일환이다. 지난해 동대구 및 서대구 버스터미널을 매각해 4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했다. 또 부산 범일동 부지 등 활용도 낮은 부동산과 유동화 가능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렌터카사업부 양도는 유휴자산 매각과 달리 예고하지 않았던 '깜짝 거래'였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이번 렌터카 사업 매각으로 현금성자산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생사기로에 서 있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칼 역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비행기가 공항에 묶여 있는 대한항공은 사실상 영업활동이 멈춰서 돈 나올 데가 요원하고, 대한항공을 지원해줘야 하는 한진칼 역시 현금성자산이 충분치 않다.

대한항공이 1조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한진칼은 약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진칼의 보유 현금성자산은 1000억원을 조금 웃돈다.

이 와중에 계열사 ㈜한진의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은 '가뭄에 단비'와 같다. 한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유동성 창출이 가능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진칼이 진행하고 있는 왕산레저개발 매각이나 종로구 수송동 부지 매각 등은 언제 거래가 종결돼 현금 유입으로 이어질지 예단할 수 없다.

문제는 ㈜한진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한진칼이 직접 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해 결산 배당 규모도 약 60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올해 추가로 배당을 취하려고 해도 용이하지 않다. 정관상 중간 배당에 관한 사항이 없다.

한진칼이 보유한 한진 지분은 23.62%다. 보유 지분율이 많지 않아 구주 매출이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한진 역시 일련의 매각 거래는 한진칼 유동성 마련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과 렌터카 사업으로 마련한 자금 용처는 한진칼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향후 투자 목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2023년 택배 시장점유율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각대금을 글로벌 SCM 역량 확보를 위한 자동화 투자 및 인프라 확대 등 핵심사업의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IT 운영시스템, 재무건전성 강화에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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